[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대구시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임신부가 하혈하는 위급상황에서도 생활치료센터 잔류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9일 국민일보는 전날(8일) 대구시가 코로나19 확진자가 임신부임을 인지했음에도 생활치료센터에 입소시킨 것으로 확인됐다고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임신부가 입소한 생활치료센터는 산부인과 의료 처치를 받을 수 없다는 사전 설명도 일절 없이 임신부에게 '센터 잔류 동의서'를 자필로 작성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임신 10주 차를 앞둔 30대 A씨는 지난달 24일부터 발열 증상이 나타났고 지난달 27일 대구 달서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일주일간 자가격리를 한 그는 지난 3일 병원이 아닌 경주의 한 생활치료센터(농협경주교육원)에 입소했다.

A씨는 센터에 입소하기 전 보건소와 구청에 자신이 임신부이며 하혈 증세가 있어 병원에 입원하고 싶다고 요청했지만, 국민일보에 따르면 보건소 측은 병상이 없다는 대답만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전화로 상담했던 계명대동산병원 측은 A씨에게 "하혈 증세가 심하지 않으면 입원할 필요가 없다"라고 전할 뿐이었다. 

하지만 보건당국의 코로나19 지침에 따르면 모든 임신부 코로나19 확진자는 경증이라도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입원 격리해야 한다.

A씨는 국민일보에 "센터에 가면 산부인과 의료진이 있을 줄 알고 입소를 했다"라고 호소했다.

또한 A씨는 지난 7일 센터로부터 "'센터 잔류 동의서'를 자필로 작성해달라"라는 황당한 요구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A씨는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판단해 센터에 남겠다는 의사를 센터에 전달했었다. 임신부 확진자는 모두 병원에 입원해야 한다는 보건당국의 지침을 몰랐기 때문이다.

이후 센터 측이 불러주는 대로 받아 적은 동의서의 내용은 '센터에 산부인과 의사가 상주하지 않아 긴급처치를 받지 못하는 걸 알고 입소했고, 계속 남기를 원한다'라는 내용이었다.

이에 A씨가 이상함을 느끼고 입장을 바꿔 병원에 입원하겠다고 말하자 그제야 센터는 입원 조치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당시 부산의 한 임신부 확진자가 바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대구시에서 급하게 동의서를 받으려고 한 것 같다"라며 분노했다.

이에 대해 센터 관계자는 국민일보에 "A씨가 임신부라는 사실을 입소 후에야 알게됐다"라면서 "병원에서 수술 전 환자 동의를 받듯 동의서를 받으려고 한 것이지 강요는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대구시 관계자 역시 "A씨가 임신부인지 몰랐으며 임신부가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것 또한 몰랐다. 빠르게 입원 조치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보건 당국과 대구시가 임신부 환자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