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마스크의 불안정한 수급이 극심하던 지난달(2월), 일부 공공기관이 마스크를 대량 매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기관은 많게는 10만개가 넘는 마스크를 구입하기도 했다.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는 와중에도 공공기관의 대량 매입은 멈추지 않았다.
10일 김규환 미래통합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이날까지 21개 공공기관이 구입한 마스크는 총 38만7879개다.
정부가 마스크 대란을 잡으려 잇달아 대응책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책무를 져야 할 공공기관이 외려 마스크의 가수요를 부채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기관이 마스크를 대량 구입한 시기는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커진 2월 말부터였다. 1월 30일부터 마스크의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정책이 잇달아 발표됐지만 개의치 않고 계속 사들인 셈이다.
개중에서 강원랜드가 14만 8,945개를 구입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강원랜드가 구입한 마스크 개수는 우체국을 통해 배포되는 일일 공급량(14만개)와 비슷하다.
특히 강원랜드는 2월 3일에만 하루 새 10만 8,000개를 구입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원랜드 측은 전염병에 취약한 업무가 많다 보니 마스크를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직원을 통해 고객에게 코로나19가 전염될 우려가 있어 마스크의 대량 구매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10일 기준 강원랜드에서 발생한 확진자는 아직 없다.
도내 확진자 역시 29명, 30여명이라 필요 이상의 마스크를 구매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한국남부발전(6만5029개), 한국산업단지공단(2만8600개), 한국가스기술공사(2만6129개)가 나란히 강원랜드의 뒤를 이었다.
한국가스공사(1만9100개),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1만3350개), 한국동서발전(1만2510개), 한국석유공사(1만2000개)도 1만개가 넘는 마스크를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공공기관을 제외한 정부의 각 부처는 마스크를 구매하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 산업부는 지난 1년간 마스크를 구입한 내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9일부터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마스크를 지정된 요일에만 구입할 수 있게 하는 '마스크 5부제'를 실시하고 있다.
끝자리 기준 1·6년생은 월요일에, 2·7년생은 화요일, 3·8년생은 수요일, 4·9년생은 목요일, 5·0년생은 금요일에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