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수애 기자 = 70년간 땅속에 잠들어있던 참전 용사가 마침내 아내의 품으로 돌아가게 됐다.
10일 국방부는 공식 홈페이지 국방 소식을 통해 DMZ에서 발굴한 6·25 전사자 4명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군 전사자 4명은 고(故) 정영진 하사와 고 임병호 일등중사, 고 서영석 이등중사, 고 김진구 하사다. 이들은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1953년 7월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에서 전사했다.
화살머리고지 4차 전투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전 벌어진 전투로 이곳은 6·25 전쟁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곳이다.
국방부는 "이들 모두 마지막 순간까지 한 치의 땅도 양보하지 않기 위해 진지를 사수하던 중 적 포탄 공격에 의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라고 전했다.
정영진 하사와 임병호 일등중사, 김진구 하사는 결혼 후 어린 자녀를 둔 채 참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김진구 하사의 아내 이분애 씨는 90살이 되도록 남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분애 씨는 "남편의 시신을 못 찾아서 무덤이 없기에 내가 죽거든 선산에 묻지 말고 뿌려달라고 말해왔다"라며 "오랜 세월 가슴 아파하며 살았다"라고 호소했다.
뒤이어 "남편을 찾게 되어 앞으로 같이 묻힐 수 있다니 너무나 다행이다"라며 절절한 심경을 전했다.
국방부는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친 후 국군 전사자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귀환 행사와 안장식을 준비할 예정이다.
한편 국방부는 66년여 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DMZ에 300여 구 이상의 아군 유해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앞서 남북은 역사적 상징성과 수습되지 않은 전사자 유해가 많다는 점, 남북 상호접근성이 좋다는 점 등을 근거로 지난해 화살머리고지를 DMZ 내 시범적 남북공동 유해발굴 지역으로 선정한 바 있다.
이번 신원 확인으로 2000년 4월 유해발굴을 시작한 이래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총 142명이다.
DMZ 내 첫 유해 발굴지인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견된 전사자 가운데는 7명째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