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원혜진 기자 = 코로나19가 국내를 강타한 지 어느덧 두 달이 다 되어가는 가운데, 헌혈자가 크게 감소하며 각 의료기관에 공급되던 혈액이 뚝 끊겼다.
9일 대한적십자사 인천혈액원에 따르면 본격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된 지난달 셋째 주부터 인천지역 헌혈자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달 둘째 주까지 2,968명이었던 헌혈자가 셋째 주 2,656명으로 300명 이상 감소하며 넷째 주에는 1천 명 이상 줄어든 1,574명으로 집계됐다.
헌혈자가 줄어들면서 각 의료기관에 공급되던 혈액 보유량도 줄어 이달 6일 오전에는 혈액 보유량이 1.9일분까지 떨어져 경계 수준까지 떨어졌다.
전국적으로 혈액 보유량이 부족한 현재, 모든 혈액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그 중에서 제일 심각한 것은 O형이다.
같은 날 오후 3시 인천혈액원에 집계된 O형 혈액은 1.3일분이다.
또한 지난 5일 대한적십자사 전북혈액원에 따르면 0시 기준 O형 혈액 보유량은 2.9일분에 불과하하며 4일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의 O형 혈액 재고량은 1.4일분밖에 남지 않았다.
혈액 보유량의 기준은 하루평균 5일분 미만(관심), 3일분 미만(주의), 2일분 미만(경계), 1일분 미만(심각)으로 나뉘고 있다.
이 같은 기준으로 보았을 때 전국적으로 O형 혈액은 심각 수준을 웃돌고 있어 조만간 아예 끊길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 놓였다.
이처럼 헌혈자가 감소한 이유는 매년 3월 고등학생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단체 헌혈을 코로나19로 개강이 연기돼 진행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우려로 관공서와 군부대 대상 단체 헌혈도 운영에 차질을 빚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인천혈액원 관계자는 "4월이 돼야 학교를 대상으로 한 단체헌혈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학과 개강 연기로 집에 머무는 학생들은 가까운 헌혈의 집을 방문해 사랑 실천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가고 열악한 상황에 놓인 O형 혈액 보유량을 비롯한 다른 부족한 혈액도 원활하게 공급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