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주민 트럭에 치여 와르르 무너져버린 세계 7대 불가사의 이스터 섬 '모아이 석상'

Instagram 'mau_henua'


[인사이트] 성동권 기자 = 서태지가 뮤직비디오를 촬영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모아이 석상을 누구나 한 번쯤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독특한 얼굴과 미스터리한 정체로 인해 국내에도 널리 알려져 있는 칠레 이스터 섬의 명물 모아이 석상이 트럭에 부딪혀 부서지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5일(현지 시간) 칠레 언론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이스터 섬에서 소형 트럭 한 대가 모아이 석상을 들이 박는 일이 일어났다. 모아이 석상은 쓰러졌으며 받침대도 파손됐다.


사고를 낸 이스터 섬 주민 남성은 문화재 훼손 혐의로 즉각 체포됐다. 당시 이 남성의 체내에서는 알코올 성분이 검출되지 않아 고의적으로 사고를 낸 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Instagram 'paul1hp'


모아이 석상을 관리하는 마우 에누아 원주민 대표 카밀로 라푸는 이 사고로 손해가 크다고 말하며 원주민들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모아이 석상은 라파누이(이스터 섬의 원주민 명칭) 사람들에게 종교적 가치를 가진 신성한 물건"이라며 "이러한 사고는 역사적 유산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페드로 에드문드스 시장은 브레이크 고장을 사고의 원인으로 추측하면서 모아이 석상 주변의 차량 통행을 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역 원주민들 역시 차량 통제는 물론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nstagram 'paul1hp'


칠레에서 3,500km 떨어진 이스터 섬에 있는 모아이 석상은 세계 7대 불가사의에 포함돼 있다.


이스터 섬 곳곳에 1000여 개의 석상이 있는데 큰 것은 74t 무게에 높이만 10m에 이르는 것도 있다. 18세기에 유럽 탐험가들에 의해 세상에 최초로 공개된 이 석상들은 누가 만들었는지, 왜 만들었는지에 관하여 아직 아무것도 밝혀진 것이 없다.


이 섬의 원주민들은 모아이 석상을 조상의 영혼을 지닌 신성한 존재로 여기고 있다.


압도적인 석상들로 인해 매년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으며, 1995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