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제발 화풀이하지 말아 주세요"···'공적 마스크' 판매하고 있는 현직 약사의 호소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코로나19의 빠른 확산은 국내에 마스크 품귀현상을 불러왔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시민들은 마스크 확보에 나섰지만 높아진 수요를 충당하기에 마스크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했다.


이에 정부는 '마스크 5부제' 등을 통해 '준 배급제' 실시를 예고했고 앞서 공적 마스크 수백만 개를 농협, 약국 등에 공급했다.


마스크를 공급받은 전국의 약국은 아침부터 약국 앞에 몰려든 시민들로 인해 연일 인산인해를 이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약국당 200~300개가량의 마스크를 공급받았다. 그러나 이 정도로 시민들의 수요를 채우기엔 부족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결국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은 약사들에게 공연히 분노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실제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신을 현직 약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이같은 시민들의 요구로 인해 힘들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작성자 A씨는 "다수 시민분은 침착하게 차례를 지켜가며 잘 기다려주셨지만 일부 시민은 괜히 제게 짜증을 내고 화를 냈다"고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일부 시민은 악의적으로 '중복구매'를 시도하거나 줄을 서지 않고 '새치기'를 했다.


몇몇 시민은 "집에서 자녀와 노모가 기다리니 몇 개만 더 줘라", "왜 벌써 다 팔리냐" 등 A씨에게 분노를 쏟아냈고 한 시민은 "몰래 빼돌린 게 있을 거 아니냐 그거라도 내놔라"며 윽박지르기도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전체 마스크 개수가 한정돼 있고 인당 구매 허용 개수 또한 제한돼 있음에도 시민의식이 결여된 일부 시민은 아무 죄 없는 약사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었다.


A씨는 "밤에 퇴근도 못 하고 다음 날 오전에 판매할 마스크 수백 장을 재포장하는 것도 힘든데 아침부터 손님 수백 명을 상대하면 진이 다 빠진다"며 "저희도 똑같이 고생하고 있으니 짜증은 줄여주셨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한편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공적 판매처를 통해 총 470만 5천개의 마스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약국에 451만 개, 하나로마트에 19만 개가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