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8일(월)

40분 거리 선별진료소 걸어간 인천 확진자가 '코로나' 증상 느끼고 쓴 일기장의 첫 문장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남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뿐이었을 테다. 그는 차로 15분 거리지만, 무려 40분간을 묵묵히 걸었다.


'코로나' 증세로 몸도 아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지 않으려 집에서 먼 선별진료소까지 걸어갔다.


바로 인천의 3번 확진자 이야기다.


그런 그는 심지어 의심 증상이 보인 이후로 38장 분량의 코로나 일지를 써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지난달 25일 인천시는 58세 남성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월 23~26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경복궁, 전쟁박물관, 창덕궁 등 관광지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가이드 업무를 하다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감염이 의심되자 그는 지난 1월 31일부터 줄곧 자율 격리와 함께 동선·증상 매일 증상과 치료 상황을 일지로 꼼꼼히 기록했다.


그는 총 38장의 일지를 썼다. "다른 무고한 사람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라는 마음에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다음 기록을 남깁니다"


이 문장으로 시작하는 그의 일지에는 날짜와 함께 구체적인 시간, 신체 증상 등이 상세히 적혀 있다.


Facebook 'incheon.gov'


그는 주변 병원을 갈 때도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버스·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 이용을 최대한 자제하며 먼 거리도 걸어 다녔다.


집에서도 83세 노모를 위해 위생 장갑과 마스크를 낀 채 생활했고, 식기도 무조건 소독해서 쓰는 등 질병관리본부의 건강관리 지침을 지켰다.


예방 수칙을 철저하게 지킨 덕분에 단 23명뿐이었던 접촉자들도 전원 '음성'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자신 또한 철저한 자가격리와 예방수칙 준수로 입원 일주일 만에 퇴원했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이 보건당국에 동선 등 행적과 관련해 거짓진술한 사례가 쏟아져 논란인 가운데 인천 3번째 확진자의 행동이 타인의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