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코로나19(우한 폐렴)에 놀라울 정도로 철저하게 대처한 환자가 있다면 단연 인천 2번 환자일 테다.

그는 의심 증상이 보인 이후로 가능한 도보만 이용하고 선별진료소로 갈 때도 45분 거리를 걸어갔다.

그런 그는 심지어 38장 분량의 코로나 일지까지 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5일 인천시는 58세 남성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가 바로 철저한 자가격리를 이어온 인천 2번 환자다.

그는 지난달 23일 서울시의 용산 전쟁기념관, 24일 경복궁, 25일 전쟁기념관, 26일 창덕궁에서 각각 중국·홍콩·대만 관광객을 상대로 가이드 업무를 하다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에 따르면 그는 증상이 발현하자 줄곧 자율 격리와 함께 동선·증상 등을 일지에 기록해왔다.

이 일지는 매우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 손쉽게 역학 조사도 가능했다는 것이 시 측의 설명이다.

또한 그는 집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위생장갑을 껴 가족들과의 접촉도 최대한 줄였다. 식기마저 소독해서 쓸 정도였으니 말이다.

가능한 도보만 이용해 접촉자를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선별진료소로 갈 때도 인적이 드문 철길을 따라갔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예방 수칙을 철저하게 지킨 2번 환자 덕분에 23명뿐인 접촉자들도 전원 '음성' 판정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일지에는 겪었던 감정도 함께 적혀 있어 부끄럽다"면서 "의료진의 치료와 노고 덕분에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할 수 있게 됐다. 인하대병원 의료진에게 감사한다"고 동아일보를 통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