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두 차례 '우한 코로나'(코로나19) 진단 검사를 거부하고 병윽 확산시킨 '31번' 환자를 처벌할 법적 근거가 있을까.

한 의사 출신 변호사에 따르면 처벌할 근거는 충분하다. 31번 확진자는 자신으로 인해 병이 옮은 환자들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지난 19일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공식 브리핑에서 "현행법상 의료인이 의심 환자를 강제로 검사하도록 할 수 없다. 의사의 검사 권고를 받지 않았다고 해서 처벌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감염병예방법 등 의료법만을 고려한 것이다.

앞서 20일 로톡뉴스는 한 변호사의 발언을 인용해 "적용 범위를 '형법'까지 넓히면 '31번 환자'는 처벌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우성의 정필승 변호사는 "'31번 환자'에게 상해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본인이 이미 코로나19에 걸렸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검사에 응하지 않아 감염병을 전파시킨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31번 환자가 직접 다른 사람에게 상해를 입힌 건 아니지만 상해죄 성립은 문제가 없다. 상해죄의 '상해'가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한 경우를 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검사 거부와는 별개로 고의성이 인정된다면 감염병의 전파도 상해죄가 될 수 있다는 게 변호사의 해석이다.

실제 '31번 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기 전 두 차례 의사의 검사 권유를 거부했다. 2차례 권유를 했는데도 거절한 31번 환자는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단순 처벌만으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9~20일 양일간 확진 판정을 받은 51명 중 38명이 31번 환자에게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 입증 관계가 인정된다면 '31번 환자'는 이들 모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법원이 31번 환자의 형사 책임을 인정할 경우, 추가 확진자들은 민법 제750조에 의해 31번 확진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라고 할 수 있다.

한편 31번 환자는 보건 당국의 검사 권유를 거절한 후에도 교회와 호텔 뷔페 등을 다니면서 166명과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