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CJ올리브영 한 매장에서 여성 고객이 남성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 여성은 매장 내 직원에게 경찰 신고를 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직원이 이를 방관해 추행범이 달아났다고 주장하고 있어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사건은 지난 12일 한 여성이 올리브영 매장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건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론화하며 일파만파 퍼졌다.
게시물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이날 오후 8시경 화장품 구매를 위해 들린 올리브영에서 30~40대로 보이는 남성에게 두 차례 성추행을 당했다.
피해 여성은 처음엔 혼잡한 매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사소한 접촉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첫 성추행 범죄 후 2분 정도가 지나 다시 동일한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해 범죄를 확신했다.
피해 여성은 바로 뒤돌아서 남성에게 항의했다. 그러나 남성은 오히려 욕을 하고 소리를 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피해 여성 역시 "왜 남의 엉덩이를 두 번이나 만지냐"며 언성을 높였다. 매장은 금세 소란스러워졌다. 여성이 가해자를 카운터 쪽으로 몰며 매장 남성 직원에게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직원은 피해자의 호소에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고, 오히려 가해자 남성에게 "여성분이 신고하는데 동의하시나요?"라고 묻기만 했다는 게 여성 측 주장이다.
결국 이 여성은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 사이 남성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이후 출동한 경찰은 CCTV 등을 확인하고 이 여성의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이 여성은 매장 측으로부터 사과를 전혀 받지 못한채 일단 귀가했다. 결국 이 여성은 다음 날인 13일 올리브영 본사에 불만 접수를 하고 남자친구와 함께 해당 매장을 찾아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실랑이가 벌아지며 점장이 경찰에 신고를 했다. 경찰은 양측을 중재한 뒤 여성이 사과를 받게 하고 귀가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피해 여성의 폭로에 누리꾼들은 분노했다. 매장 내에서 벌어진 성추행 사건이고, 피해자가 적극 대처했음에도 매장 직원의 방관으로 범인을 놓쳤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현행범 도주를 도운 매장 직원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렵다. 불매하겠다”, “살인사건이 벌어져도 가해자한테 신고 동의를 받을 건가” 등의 격한 반응을 보였다. 올리브영 고객센터에도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CJ올리브영측은 사건 당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논란에 대해 "중립을 지키는 것이 매장 매뉴얼"이라고 해명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에 "과거에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는데, 당시에 매장 직원이 관여하고 신고를 했다가 오히려 직원이 피해를 입은 일이 있었다"며 "그러다 보니 고객 간의 문제가 발생하면 섣불리 개입하지 않고 중재를 하는 것이 매뉴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CJ올리브영 측의 매뉴얼이 다소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매장 직원이 잘잘못을 판단하는 것은 안되겠지만 경찰에 신고하는 것까지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