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길빵'하고 버린 담배꽁초에서도 유해물질 계속 나와 '간접흡연'하게 된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길거리를 지나다 보면 자동으로 눈살이 찌푸려질 때가 있다. 바로 길에서 흡연하는, 일명 '길빵'하는 이들의 옆을 지나는 순간이다.


지독한 담배 냄새 뿐만 아니라 원치 않는 간접흡연까지 당해야(?) 한다.


심지어 간접흡연은 직접 담배를 피우는 사람보다 오히려 몸에 더 해롭다고 한다. 담배 끝에서 나오는 생담배 연기는 흡연자가 들이마신 후 내뿜는 연기보다 독성 물질이 2~3대 높기 때문이다.


또한 생담배 연기는 입자의 크기도 작아 폐의 깊은 부분까지 들어갈 수 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길거리에 버려진 담배꽁초만으로도 간접흡연에 노출된다는 사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최근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는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National Institute of Standards and Technology)의 환경공학 전문가 더스틴 포펜디크 박사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연구팀은 담배 피우는 기계를 이용해 담배꽁초 2천여 개를 태우고 남은 니코틴을 포함한 8가지 화학 물질의 방출량을 측정했다.


그 결과 담배꽁초에서 방출되는 화학물질들은 대부분 첫 24시간 동안 공기 중으로 방출됐다.


그중에서도 니코틴과 담배 필터를 단단하게 만드는 데 흔히 사용되는 가소제인 '트라이아세틴'은 5일이 지나서도 50% 이상이 계속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완전히 식은 담배꽁초에서도 담배를 피울 때 나오는 니코틴양의 최대 14%가 매일 방출되고 있으며 이는 실제 간접흡연으로 노출되는 양과 비슷하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특히 꽁초가 버려진 곳의 공기 온도가 높을수록 꽁초에서 나오는 니코틴 방출량은 증가한다고 한다.


연구팀은 "집에서 담배를 피운 뒤 꽁초를 버린 재떨이를 1주일 동안 비우지 않고 방치했을 때 비흡연자의 니코틴 노출량이 예상치의 2배로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이어 "담배를 피우고 나서 꽁초를 그대로 버릴 것이 아니라 밀폐가 가능한 금속 또는 유리 용기에 넣어 처리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담배를 피우고 아무 데나 버리거나 밀폐된 공간에서 쌓아두고 있으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