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김연아만 해도 '여나킴'으로 불렸는데 봉준호+손흥민 이후 한국식 이름 불러주는 외국인들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를 휩쓸자 곳곳에서는 '봉준호'라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영문명인 준호봉(June Ho, Bong)이 아니라, 한국명인 봉준호(Bong June Ho)였다. 사소한 차이였지만, 그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제대로 높여줬다는 반응이 나왔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영미권에서 확연히 달라진 한국의 위상을 조명한 글이 잇달아 올라왔다.


글은 주로 해외에서 우리 인재를 부르는 방식이 바뀌었다는 내용이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이름 다음 성이 뒤따르는 영문명이 많이 쓰였지만, 최근에는 한국명이 더 자주 쓰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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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김연아나 박지성, 박세리, 박찬호가 눈부신 활약을 펼친 동안에도 영미권에서는 영문명을 고집했었다. 지성팍, 연아킴, 세리팍, 찬호팍 등 다소 이질감이 느껴지는 호칭이었다.


2015년에는 엠엘비닷컴이 강정호(당시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피규어에 이름을 잘못 배열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영문명인 'Jung Ho, Kang'에서 'Jung'을 빼고 'Ho Kang'만 남긴 것이다.


강정호는 실제 유니폼에서 성인 'Kang'만 새겼다. 업체가 강정호의 성을 뺄 목적이었으면 'Jung Ho'를 새겼어야 한다. 한국식 이름은커녕 강정호의 유니폼조차 조사하지 않은 업체의 실수였다.


그러나 굴하지 않은 우리 인재의 활약상에 영미권에서도 차츰 호칭이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이 싹을 틔웠다. 손흥민이 이 변화의 출발점을 끊었고, 최근 봉준호가 피니시 라인을 갈랐다.


서구 중심의 호칭 문화에서 이제야 어느 정도 벗어난 셈이다. 한 누리꾼은 "국뽕일지는 몰라도, 우리는 봉준호, 손흥민 같은 스타들에게 고마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봉준호의 영화 '기생충'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 등 4관왕에 올랐다.


비영어 영화로는 최초로 작품상을 받았고, 64년 만에 역대 세 번째로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은 데 이어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까지 휩쓴 기록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