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틱 편견 없애려 방송 나왔다가 우울증 겪고 결국 극단적 선택한 故 홍기호 씨

KBS2 'VJ특공대'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남들은 편하게 하는 젓가락질도 못 해 혼자서는 라면도 끓여 먹지 못한다.


특별한 이유 없이 몸을 움직이거나 소리를 내 사람들이 따가운 눈초리를 받기도 한다.


본인조차 이유를 알지 못하고 힘든 상황을 겪고 있지만, 창피를 받거나 벌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이는 틱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다.



KBS2 '생생정보통'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13년 7월 틱장애 인식 개선에 앞장섰던 장애인 활동가 홍기호 씨가 우리 곁을 떠났다.


고 홍기호 씨는 틱장애를 앓고 있었다. 야한 말을 하는 등의 심각한 장애는 아니었지만, 욕설을 하는 정도였다.


그는 장애로 인해 우울한 청년 시절을 살아오다가 장애를 스스로 수용하면서 많은 사람에게 이를 알리고자 노력했다.


명함에 '저는 틱을 합니다'라는 글자를 새겨 넣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이해시키고, 틱장애에 대한 정체성을 확립하려 했다.


고 홍기호 씨는 장애인 연수회 강사, 각종 방송 출연 등의 활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틱장애를 올바르게 인식시키기 위해 힘썼다.



KBS2 '생생정보통'


장애 동료들과 교류하면서 행복함과 보람을 되찾은 덕분에 홍기호 씨는 틱장애가 상당히 호전되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동료가 애정의 눈초리만 보낸 것은 아니었다. 홍기호 씨는 개인 관계 문제로 우울증을 갖게 되면서 결국 투신자살을 선택했다.


모두가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동료로 받아들이는 것에 한계를 느낀다는 것을 깨달은 뒤 내린 결과였다.


사람들의 편견과 이해의 한계에 부딪혀 안타까운 선택을 할 수 없었던 홍기호 씨.


장애에 대한 편견이 난무한 사회 속으로 용감히 뛰어든 고 홍기호 씨의 밝은 미소와 열정 넘치는 목소리를 우리는 다시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다.


장애인 편의시설과 같은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진정한 접근권을 보장하는 사회적 제도가 마련돼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