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최동수 기자 = 양승동 사장의 독단적 결정에 공영방송 KBS의 신뢰도에 큰 금이 갔다.

지난달 10일 KBS는 인사위원회를 열고 성폭행·성추행·폭언 등으로 해고가 결정됐던 기자 A씨를 정직 6개월로 감경했다. 지국 소속 B씨에게 폭언과 성희롱을 저질렀다.

앞서 A씨는 지난해 모스크바 특파원으로 부임해 러시아에서 근무하며 같은 지국 소속 B씨에게 폭언과 성희롱을 저질렀다.

또 현지 코디네이터 러시아인 2명은 A씨에게 성희롱과 성폭력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KBS는 성평등위원회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를 해고했다.

하지만 양승동 KBS 사장은 1심과 2심에서 모두 해고 처분을 받은 A씨 사건에 대해 3심을 요청했고 이 자리에서 A씨는 정직 6개월로 감경됐다.

해고됐던 직원이 양 사장의 입김을 통해 정직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은 온라인을 타고 크게 이슈가 됐다.

논란이 커지자 KBS는 '미디어오늘'과 인터뷰를 통해 해당 감경 결정을 해명했다.

KBS는 "특별인사위원회는 KBS 구성원이 아닌 외부인사 2인도 참가해 판단에 신중히 처리하고 인사위원들이 조사 결과와 관련 규정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결정에 대해 B씨는 "과거 A씨는 여러 차례 양승동 사장과 자신이 친하다고 말했다"며 "이번 감경도 사장의 제 식구 감싸기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KBS 노조 역시 성명서를 통해 "비리나 부당함이 드러나면 양 사장은 사퇴는 물론 법적 책임도 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일반 방송국과는 달리 KBS는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다.

공정성이 생명인 언론에서 '제 식구 감싸기'와 같은 사태가 계속 벌어진다면 KBS를 향한 국민의 신뢰도는 바닥에서 제자리걸음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