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자연재해와 끔찍한 바이러스로 일본이 망한다는 섬뜩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있다.
2006년 개봉한 '일본 침몰'과 2009년 세상에 나온 '블레임:인류멸망 2011'이다.
두 영화는 최근 자극적인 포스터가 재조명되며 다시 회자되고 있다.
'일본 침몰'은 강도 10을 넘는 대지진이 발생해 일본 열도가 1년 안에 침몰한다는 이야기를 그리는 재난 영화다. '블레임:인류멸망 2011'은 전대미문의 치사율과 빠른 감염 속도를 보이는 바이러스가 일본에 퍼진다는 스릴러 영화다.
두 영화 속 포스터에는 '마침내 그날이 왔다', '전 세계가 일본을 버렸다', '2월 26일 일본이 망한다', '목격하라! 일본멸망!'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포스터에는 남녀 주인공의 얼굴이 아니라 일본을 대표하는 교토, 규슈, 홋카이도 지역의 상징물이 쓰러지는 장면이 담겨 있어 생생함을 더한다.
이를 두고 애국심이 넘치는 국내 영화 배급사 관계자가 신이 나서 만든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이는 '페이크 마케팅'의 일종이다.
'페이크 마케팅'은 영화 속 내용이 마치 실제 상황인 것처럼 꾸미는 것으로, '일본 침몰'과 '블레임:인류멸망 2011'은 페이크 마케팅을 통해 국민의 반일 감정을 이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실제 '블레임:인류멸망 2011'의 마케팅을 담당한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배우들로 구성된 기존 포스터 대신 도쿄타워 등 상징물이 무너지는 장면을 포스터에 담았다"며 "일본 제작사 측도 (홍보를 위해) 그런 마케팅을 권유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