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연애 상담 욕하면서도 끝까지 들어주는 친구가 '진짜 친구'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청춘시대2'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이나(가명)야, 나 너희 집 앞인데 우리 술 한잔하자"


씻고 침대에 막 몸을 눕히려는 찰나 절친 예은(가명)이에게서 집 앞이라며 술 한잔을 하자는 연락을 받았다.


오늘도 울었는지 목소리가 잠겨있어 거절하지 못하고 대충 겉옷만 챙겨입은 채 집 앞 술집으로 나갔다.


"진짜 너무 힘들다. 이나야. 나 어떻게 해야 되지? 헤어져야겠지? 그렇지?"


오늘도 똑같은 질문을 하는 친구 예은이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나에게 연애 상담을 해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어바웃 타임'


만나지 못하는 날에는 두 시간이 넘게 전화 통화를 하면서 남자친구와 싸운 이야기를 털어놨다.


처음에는 "그런 XX 왜 만나. 헤어져!"라고 했지만, 며칠 뒤 보면 또 남자친구와 잘 만나고 있는 예은이를 보면서 이런 현실적인 조언은 포기한 지 오래다.


요즘에는 그저 "진짜 힘들었겠네. 걔 왜 그런데"라며 리액션만 해줄 뿐이다. 아무래도 계속되는 하소연에 지쳐버린 것 같다.


최근에는 휴대전화에 예은이의 이름만 떠도 또 어떤 하소연을 할까 두렵기까지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청춘시대'


누구나 연애를 하면 스트레스가 생긴다.


이럴 때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구에게 자신의 억울하고 서러운 마음을 털어놓곤 한다.


하소연하면 쌓인 감정을 훌훌 털어버려 마음이 편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소연을 듣고 위로하는 입장에서는 상대방의 스트레스를 모조리 받아줘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힘이 든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청춘시대2'


이런 연애 상담이 여러 번 반복되면 마치 친구의 '감정 쓰레기통'이 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매번 연애 상담을 해오는 친구들은 아무리 조언을 해줘도 결국 자기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니 답답하기만 하다.


아무리 상담을 해줘도 남자친구와 꽁냥꽁냥 연애를 이어가는 모습을 보면 '내가 이런 꼴을 보려고 상담을 해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런 경우는 양반이다. 간혹 "나 너무 힘들어. 헤어져야겠지?"라고 질문하면서도 막상 조언해주면 오히려 짜증을 내는 '답정너' 친구들도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청춘시대2'


그러면서도 힘든 일이 생기면 또다시 불만을 토로한다.


이렇게 친구의 감정 쓰레기통 역할을 하다 보면 결국 지칠 수밖에 없다.


간혹 이 때문에 하소연을 하는 친구와 '손절'을 고민하는 이들도 많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청춘시대2'


혹시 당신 곁에 매번 연애 상담을 들어주는 친구가 있다면 절대 그 인연을 놓치지 말자.


당신의 곁에서 묵묵히 하소연을 들어주는 친구야말로 당신의 몇 안 되는 '진짜 친구'이니 말이다.


자기 일이 아닌데도 시간을 내 고민을 들어주고, 욕을 하더라도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는 것은 당신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마 친구는 당신에게 따뜻한 위로와 조언을 하면서도 지쳐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런 친구가 있다면 지금 당장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담아 따뜻한 문자 한 통이라도 보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