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지난 19일 개봉한 재난 영화 '백두산'이 연일 박스오피스 1위를 독차지하고 있다.
'백두산'은 북한에 있는 백두산 화산 폭발을 막아 한반도를 구한다는 신박한 스토리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하정우, 이병헌, 마동석, 전혜진, 수지 등 초호화 캐스팅 라인업을 자랑하는 이 영화는 재난 영화인 만큼 표면적으로는 매우 진지하고 어두운 영화처럼 보인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감상하면 코믹하고 맛깔나는 대사가 많이 나와 연신 폭소를 터트리게 된다.
각 잡고 보러 갔다가 배 아플 때까지 웃고 나오게 되는 영화 '백두산'의 유쾌한 명대사를 소개한다.
1. "큐띠쁘띠~♥" - 하정우
'큐띠쁘띠'는 하정우가 극중 아내인 수지를 부를 때 사용하는 애칭이다.
영화에서 하정우는 자면서도 귀여운 목소리로 연신 '큐띠쁘띠'를 외쳐댔다.
남자다운 외모를 갖고 있는 하정우가 사랑하는 아내 수지를 '큐띠쁘띠'라고 칭하며, 오글거리는 애교를 선보이는 장면은 관객의 폭소를 자아내기 충분했다.
영화 개봉 후 하정우는 인터뷰에서 "전 절대 안한다고 했다. 그래도 감독님이 귀여운 애칭을 했으면 하더라. '코코넷네'부터 시작해서 정말 많았는데 결국 '큐띠쁘띠'로 합의를 봤다"며 촬영하기 힘들었다고 엄살을 부렸다.
2. "지자" - 이병헌
'지자'는 '지랄하고 자빠졌네'의 줄임말이다.
남한에서 온 대위 하정우가 줄임말을 사용하자, 북한 수용소에 갇혀 있던 있던 남한 스파이 이병헌은 껄껄 웃더니 흥미를 보였다.
이어 그는 청출어람 급으로 뛰어난 줄임말을 선보였다.
그게 바로 '지자'다.
이병헌은 익살스럽게 '지자'를 외쳤지만, 분위기가 묘하게 섬뜩해져 관객의 웃음을 자아냈다.
3. "아하~ 로버트 씨. 한국 사람이시네요" - 수지
만삭의 임신부인 수지는 한국은 위험하다는 남편 하정우의 조언에 따라 미국으로 가기 위해 인천항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수지는 서러운 마음에 눈물을 쏟는데, 그 옆에는 지질학 교수인 마동석이 앉아 있었다.
수지가 마동석에게 말을 걸었는데, 미국 시민권자인 마동석은 더 이상 누구와도 엮이고 싶지 않았는지 능청스럽게 영어로 대답하며 한국말을 못 알아듣는 척했다.
하지만 어딘가 어색한 발음에 수지는 마동석이 한국 사람인 것을 바로 알아챘다.
이후 수지는 "아하~ 로버트 씨. 한국 사람이시네요!"라고 말했고, 마동석은 민망해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
4. "자~ 모여봅시다. 내 계획도 비슷한 부분이 많아" - 하정우
"북한에서 핵 기폭제를 훔쳐 백두산 마그마방에 터트려라"라는 임무를 받은 하정우는 낯선 북한에 가서 고군분투한다.
하정우는 나름 머리를 써서 부하들에게 작전 지시를 내리는데, 북한 상황에 빠삭한 이병헌이 더 그럴듯한 아이디어를 낸다.
체면이 구겨진 하정우는 애써 담담한 표정으로 "자~ 모여봅시다. 내 계획도 비슷한 부분이 많아"라며 부하들에게 다시 지시를 내린다.
상대의 더 좋은 아이디어를 쿨하게 수용하면 되는데, 자존심을 세우며 끝까지 귀엽게 허세를 부리는 하정우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풋'하고 웃게 만들었다.
5. "교수님이.. 우리 오빠 북한에 보내신 거예요?" - 수지
나라의 명을 받고 군 제대 날 죽을지도 모르는 북한으로 남편이 끌려갔다면 어떨까?
수지는 극적으로 북한에 있는 하정우와 연락을 할 수 있게 되고 엉엉 울며 그간의 서러운 마음을 드러낸다.
그러다가 바로 옆에 있는 마동석 때문에 하정우가 위험한 북한에 가게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순식간에 마동석은 남편과 연락을 하게 도와준 고마운 인물에서 남편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나쁜놈(?)이 된다.
감정이 앞서던 수지는 갑자기 차분한 톤으로 "교수님이.. 우리 오빠 북한에 보내신 거예요?"라고 사늘하게 말해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예상치 못한 반전이 계속 이어지는 흥미로운 스토리에 많은 이들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6. "성공 확률은 53%입니다. 대통령 지지율보다 높습니다" - 전혜진
영화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초유의 재난인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해 북한에 있는 핵 기폭제를 훔쳐 터트릴 것을 지시한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가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핵을 훔쳐 중국과의 접경 지역에 터트리겠다는 대한민국의 계획을 안 미국은 대통령에게 모든 것을 그만하라고 압박한다.
결국 대통령은 모든 지시를 번복하는데, 민정수석인 전혜진은 핵 기폭제를 백두산 인근에 터트리면 화산 폭발이 멈출 수 있다고 설득한다.
그는 옳은 일을 하기 위해 "성공 확률은 53%입니다. 대통령 지지율보다 높습니다"라며 '팩트 폭행'도 마다하지 않아 관객을 웃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