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권길여 기자 = 작가 허지웅이 도움을 잘 청하지 못하는 성격이라 외롭고 힘들다고 고백했다.
지난 19일 방송된 MBC '비밀낭독회-밝히는 작자들'에서는 허지웅이 혈액암 투병 후 자신이 쓴 '망했는데'라는 글을 낭독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허지웅은 자신을 '돌아온 동네 형'이라고 소개한 후 암 투병 당시 겪은 고통에 대해 담담히 전하며 "오늘 밤은 제발 덜 아프기를 닥치는 대로 아무에게나 빌었다"라고 말했다.
죽을 만큼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지만 허지웅은 누군가에게 옆에 있어 달라고, 도와달라고 도움을 청하지 못했다.
허지웅은 "나는 언제나 뭐든 혼자 힘으로 고아처럼 살아남아서 버텼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껴왔다"라며 "그러나 나는 동시에 누구에게도 도와달라는 말을 할 수 없는 멍청이가 되어 버렸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적은 모든 글을 낭독한 후 "제일 힘들었던 밤이 있는데 그때 망했다는 생각이 들어 힘들었다. (다행히) 어떻게 잘 버텨서 잘 나았다"고 글을 적은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허지웅은 "무균실 실려 갈 때도 혼자 갔다"며 "(원래) 도와달라는 말을 잘 못한다. 걱정 끼치는 것도 싫고 모든 어려움을 혼자 알아서 해야 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아집을 부렸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저 같은 분들이 많더라. 그런 성격은 고쳐야 한다. 그렇게 살다 보면 남에게 도움을 청하는 능력도 잃어버린다. 노력하고 있다"며 성격을 고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듣고 있던 윤대현 정신과 교수도 허지웅의 말에 공감을 표했다.
윤대현 정신과 교수는 "도와달라고 연습해야 한다. 그런 게 남을 괴롭히는 게 아니라 내가 남을 도울 때 기분 좋은 것처럼 저 사람도 날 도우며 기분 좋을 수 있는 거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