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역시 그 스승에 그 제자였다.
이국종 아주대학교 외상센터 교수의 제자 국군수도병원 외상센터 외상진료팀장 이호준 소령(37)이 팔 절단 위기의 장병을 구했다.
지난 6일 오후 4시 30분경 강원도 춘천의 항공부대에서 복무 중인 김모(21) 상병이 큰 사고를 당해 뼈와 근육, 혈관이 모두 끊어졌다.
후진하던 유조 차량과 후미 차량 사이에 왼팔 전체가 끼이면서 발생한 사고다.
사고는 바로 군 의무사령부(석웅 의무사령관) 의료종합상황센터에 접수됐고, 센터는 즉시 헬기를 이용해 국군수도병원에 긴급 후송하기로 했다.
그사이 부대에서는 소속 군의관(진원영용 대위)이 김 상병의 과다출혈을 막기 위해 응급처치를 시행했다.
김 상병이 헬기로 국군수도병원에 이송된 시간은 사고 발생 1시간여가 지난 오후 5시 37분이었다.
그때 국군수도병원은 이미 의료종합상황센터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검사, 수술 준비를 모두 끝냈다.
이곳에서 김 상병은 컴퓨터단층촬영(CT)과 혈액검사, 마취를 거쳐 곧바로 수술실로 들어갔다.
맨눈으로 손상 부위를 찾기도 힘든 상황, 하지만 수술을 집도한 이호준 소령은 달랐다.
수액 줄을 이용해 혈관을 이어붙이는 수술이 끝날 때까지 임시로 혈류를 유지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리고 김 상병의 오른쪽 허벅지에서 '대복제 정맥'을 30cm 가져와 끊어진 혈관 3개를 차례로 연결했다.
해당 수술은 12시간이나 소요됐다. 이 소령과 외상팀은 다음날 오전 7시 6분에서야 대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
이 소령은 "신속한 환자 이송과 여러 전문의를 빠른 판단과 조치가 어우러져 김 상병의 왼팔을 이어붙일 수 있었다"면서 "이국종 교수의 제자로 함께 일하면서 배운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수술 10일이 지난 오늘(17일) 현재 김 상병의 팔은 일부 감각이 돌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완치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신경회복 여부는 최장 1년은 지켜봐야 한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