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삼겹살집 사장님이 여자 손님들에게 웃으며 '콜라'를 서비스로 줬던 '숨은 이유'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역도요정 김복주'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아가씨들~ 여기 서비스! 목 시원하게 축여요!" 기분 좋은 인상의 사장님이 콜라 한 병을 건넨다.


"감사합니다"하고 받으려는 찰나 친구 A가 "괜찮아요! 저희 탄산음료 원래 안 마셔요"라며 거절한다.


민망한 듯 사장님이 자리를 떠나고 귀한(?) 탄산음료 서비스를 거절한 A에게 다들 한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그러자 A는 뜻밖의 말을 꺼냈다. "이거 다 고기를 더 먹이려는 사장님의 속셈이야"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깃집에서 사장님이 탄산음료 서비스를 주는 이유는 더욱 많이 먹으라는 의미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탄산음료까지 마시면 더 배가 부를 텐데 왜 많이 먹으라는 의미일까.


이는 바로 탄산 가당 음료를 마시면 식욕을 촉진시키는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의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영국 BBC 방송 건강 프로그램팀은 영국 애스턴 대학교(Aston University)의 제임스 브라운 박사(Dr. James Brown)와 함께 탄산 가당 음료가 식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봤다.


탄산 음료와 탄산 음료가 아닌 음료를 마신 후 혈중 호르몬 그렐린 수치 / BBC


먼저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10시간 동안 공복 상태를 유지하게 한 후 치즈 샌드위치를 제공했다. 이때 제공된 치즈 샌드위치는 모두 열량이 동일했다.


이후 샌드위치를 먹은 지 한 시간이 지나자 연구팀은 콜라나 사이다와 같은 탄산 가당 음료와 일반 가당 음료, 탄산수 그리고 일반 생수를 무작위로 제공하고 10분 후 참가자의 그렐린 수치를 측정하기 위해서 혈액 샘플을 채취했다.


이뿐만 아니라 음료로 인해서 얼마나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는지 정확히 측정하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귀가 후 음식일지를 작성하게 했다.


연구팀은 몇 주 동안 해당 실험을 반복했고 그때마다 참가자들에게 다른 종류의 음료를 제공했다.


탄산 음료와 탄산 음료가 아닌 음료를 마신 후 소비 된 음식 / BBC


실험 결과 탄산 가당 음료를 마신 참가자들은 다른 음료를 마신 참가자들에 비해 그렐린 수치가 대략 50% 정도 높았다.


또한 탄산 가당 음료를 마신 사람들은 한 시간 후에 일반 가당 음료를 마셨을 때보다 더욱 배고픔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은 실제로 약 120칼로리를 더 섭취했다.


이런 그렐린 증가 효과는 탄산 가당 음료를 마셨을 때뿐만 아니라 탄산수를 마셨을 때도 아주 경미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이산화탄소가 위장 세포가 그렐린을 방출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식샤를 합니다 2'


또한 그렐린의 분비로 밤에 탄산음료를 너무 많이 마시면 야식을 즐기게 될 수도 있다.


사람의 몸은 그렐린과 렙틴(Leptin)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식욕을 조절하는데 밤에는 주로 식욕 억제 호르몬인 렙틴과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이 나온다.


하지만 밤에 탄산음료를 과하게 마시게 되면 식욕촉진 호르몬 그렐린 수치는 높아지고 반대로 식욕을 억제해주는 렙틴과 멜라토닌 수치는 낮아지면서 야식을 즐겨 먹게 되는 것이다.


평소 청량감과 달달함 때문에 탄산음료를 끊지 못했다면 오늘부터라도 조금씩 조절하자. 탄산음료가 당신의 다이어트를 망칠 수 있으니 말이다.


식당에서 탄산음료 서비스를 주는 것도 물론 말 그대로 서비스일 수 있지만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면 받지 않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