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아침마다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여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을 듣는 '아침조회'.
이는 일제의 잔재로 여겨지며 다수의 학교에서 폐지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아침조회는 물론이고 군대식 거수경례, 구호 외치기 등을 하는 고등학교가 있어 일부 학생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10일 인사이트는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자사고 선덕고등학교의 횡포를 제보받았다.
제보에 따르면 선덕고는 현재까지 운동장에 모여 애국조회(아침조회)를 한다.
선덕고는 학기당 1번, 일 년에 2번 정도 애국조회를 진행하고 있다. 횟수는 적지만 상장을 전달하거나 학교장의 훈화를 듣기 위해 학생들이 수십분을 소비해야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선덕고 학생들은 아침조회시 선생님에게 거수경례로 인사한다고 주장했다.
명예부라 불리는 선도부는 매일 아침마다 일렬로 서서 선생님들이 지나갈 때 거수경례를 한다는 제보도 있었다.
학교 내 거수경례는 일본 천황에 충성을 바친다는 의미를 지닌 대표적인 일제 잔재라 볼 수 있는데, 이 행위가 2019년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많은 학생이 아침조회, 거수경례 등을 '선덕고의 전통'이라 여기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오랜 기간 이어져 온것으로 보인다. 이는 악습이 전통으로 미화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또한 해당 학교는 타 고등학교와 달리 엄격한 두발·복장 검사도 실시한다고 한다.
"학생은 단정해야 한다"는 이유로 머리를 짧게 자를 것을 지시한다. 그러나 머리가 짧다고 해서 불량학생이 모범생이 되는 것도 아니며 단정이라는 기준 역시 애매모호하다.
더군다나 엄격한 두발 검사는 일제강점기 당시 군국주의식의 교육으로 인해 군인처럼 짧은 머리를 강요해온 일본식 교육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이밖에도 선덕고 학생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에도 나와 있듯이 개성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며 "도대체 급식을 먹을 때 교복을 단정하게 입어야지만 먹을 수 있는 것은 어디 법입니까?"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또한 불편한 교복 자켓 위에 패딩을 입으라고 하는 문제 또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해당 청원은 선덕고등학교 학생들의 지지에 힘입어 오늘(11일) 오후 4시 기준 약 630명의 동의를 받았다.
학교의 주인은 학생이다. 주인이 자기 일을 결정하지 못하면 주인이라고 할 수 없는 만큼 학생들의 의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와 관련해 선덕고등학교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에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 관련해 답변할 수 없다"며 회피했다.
총학생회는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평소 선덕고 학생이라면 누구나 가질 만한 불만들이 담겨 있고, 충분히 불편해할 만한 내용 또한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왜곡되고 과장된 부분 또한 다수 존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두발검사 역시 올해부터 연한 갈색의 염색과 파마를 허용하면서 완화됐다고 전했다.
또한 선덕고 2학년에 재학 중인 A군은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청와대 청원이 올라온 이후 부당한 행동이 바뀌었다"며 "학생들의 이야기도 들어준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