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영준 기자 = 영화 '감쪽같은 그녀'가 극장가를 눈물바다로 만들고 있다.
'감쪽같은 그녀'는 72세 할머니 말순(나문희 분)의 앞에 듣도 보도 못한 소녀 공주(김수안 분)가 찾아오며 시작되는 동거를 그린다.
마치 다큐멘터리 영화를 보는 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전개와 스크린을 수놓는 완벽한 연기의 만남은 관객의 마음을 극 속으로 빨아들인다.
특히나 세상에 가족이라고는 셋밖에 없는 이들이 그려내는 가슴 아픈 이야기는 관객의 눈시울을 붉히기 바쁘다.
현 시각, 극장가를 찾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는 '감쪽같은 그녀'의 명대사를 한데 모아봤다.
"니 누꼬, 뭐꼬"
영화 초반 부, 말순이 자신의 집에 갑자기 나타난 공주에게 처음 내뱉는 말이다.
사투리 억양을 고스란히 살린 찰진 대사에 사실적인 표정은 순식간에 관객을 스크린으로 잡아당긴다.
귀에 콕 박히는 대사는 앞으로 그려나갈 말순과 공주의 이야기를 기대케 한다.
"할매요 가족이 돼 줘서 고맙습니다"
갑작스레 찾아온 공주에 말순은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서서히 함께 사건, 사고를 겪으며 서로를 진정으로 아끼게 되는 말순과 공주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마음이 통하는 '진짜' 가족이 된 말순에게 공주는 진심을 담아 감사 인사를 건넨다.
"지랄 같은 세상이 또 내 편이 아닌갑다"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말순의 대사는 관객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철부지였던 말순에게 선물 같은 존재로 다가온 공주와 아기. 이들 덕에 말순은 삶의 진정한 기쁨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전혀 예상치 못한 삶의 암흑에 마주한 말순은 가슴 시린 눈물을 쏟아내며 세상을 향한 외마디 비명을 내뱉는다.
"내를 제일 힘들게 하는 게 뭔 줄 아나? 공주 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 탓에 상대를 밀어내는 말만큼이나 가슴 아픈 소리가 있을까.
말순은 자신 때문에 고생하는 공주를 향해 마음에도 없는 말을 울먹임을 참고 뱉어낸다.
가슴 아픈 말을 들은 공주. 그럼에도 말순의 옆에 남아 울음을 참는 그의 모습은 관객의 눈물을 쏟아지게 한다.
"뭐가 급하다고 저승 밥을 처먹고 앉아 있나"
공주와 함께 식사하기 위해 차린 밥상을 말순은 자신도 모르게 먹어 치워버렸다.
그러나 어찌 된 영문인지 기억은 나지 않았고, 전과 점점 달라지는 본인의 모습에 결국 말순은 자신의 뺨을 내리친다.
장면의 감정을 폭발시키는 말순의 대사와 행동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에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언제 보아도 웃음 띤 얼굴. 언제까지나 함께 있어요. 아름다운 나의 사람아"
영화 속에서 공주가 가끔 동생 진주를 재울 때 부르던 노래 '나의 사람아' 속 가사다.
12살 나이에 의젓한 모습을 보여주던 공주가 아픈 가슴을 견뎌내지 못하고 처음으로 눈물을 흘릴 때 말순은 조용히 그의 곁에 다가가 포옹해준다.
그러고는 나지막이 '나의 사람아'를 부르며 공주를 위로한다. 스크린 밖 관객들은 이런 두 사람의 모습에 조용히 눈물을 훔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