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5일(월)

'가위' 자주 눌리는 사람일수록 '강철 멘탈' 가지고 있다

영화 '마라'


[인사이트] 김세연 기자 = 어둠 속에서 눈을 떴는데 방 한구석에서 귀신이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다.


아무리 도망가려고 해도 몸은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고 귀신은 나에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귀신의 얼굴이 코앞까지 다가와 공포감에 숨이 막히려는 찰나 눈이 떠지며 익숙한 내 방 천장 풍경을 마주한다. 잠시 뒤 이 모든 것이 '꿈'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안도한다.


가위눌림 현상이나 악몽을 수도 없이 꾸는 사람들은 흔히 '기가 약하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이 사실 누구보다 튼튼한 멘탈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28일(현지 시간) 영국 BBC 뉴스는 악몽을 꾸는 도중 경험한 공포는 평소의 불안, 두려움 등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를 전했다.


앞서 스위스 제네바 대학(The University of Geneve) 및 미국 위스콘신 대학(University of Wisconsin)의 신경과학자로 구성된 연구진은 꿈꿀 때 나타나는 뇌 반응을 조사했다.


연구진들은 참가자 18명의 몸에 250여 개의 전극을 연결해 꿈을 꿀 때 뇌의 반응을 관찰했다. 그리고 수면과 꿈에 대한 감정을 기록하도록 해 각성 상태에서 느낀 감정과 연관성을 조사했다.


연구 결과 악몽의 빈도가 높을수록 공포를 느끼는 뇌의 영역 활동이 활발해지며 실험자들은 실제 공포 상황에 대해 더 효과적인 대처능력을 발휘한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꿈에서 이미 겪은 두려운 상황이 공포에 대해 면역력을 높여준다는 것.


연구진은 "꿈은 미래에 실제로 닥칠지 모르는 위험에 대비하는 예비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즉, 어느 정도의 악몽은 정신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며 악몽을 자주 꾸는 것은 불안함을 제어하는 훈련이 된다는 긍정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적당 수준을 넘어서 극심한 트라우마를 유발할 정도의 악몽은 오히려 수면의 질이 하락하며 깨어난 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