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언니들이 '자취방'에 남자친구 절대 들이지 말라는 진짜 이유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치즈인더트랩'


[인사이트] 정인영 기자 = "여자 혼자 사는 집에 남자 함부로 들이는 거 아니다. 결혼할 사람이라도 결혼 전에는 절대!!"


자취하는 젊은 여성들이라면 귀에 못이 박이게 들어봤을 '언니들의' 잔소리다.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라며 예스러운 잔소리쯤으로 가볍게 넘긴 이들도 많았을 테다.


성인 남녀가 결혼을 전제로 연애를 하는 것도 아닌 데다가, 연애하면서 서로의 공간을 점차 공유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또 연인에게 '자취방'에서 하는 데이트는 둘만 있는 공간에서 자유롭고 편하게 데이트 할 수 있고 경제적인 부담도 줄일 수 있어 선호하는 데이트이기도 하다.


그런데 최근 자취방에 절대 남자친구를 들이지 말라는 언니들의 조언이 꼭 새겨들어야 할 말이었다며, 그 이유에 공감대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연애의 온도'


지난 26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는 "내 자취방에 오고 싶어 하는 남자친구"라는 제목의 사연 글이 올라와 3일 만에 22만 이상의 조회 수와 9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사연 글을 올린 A씨는 사귄지 100일 정도 된 남자친구가 자취방에 오고 싶어하는 눈치인데, 어떻게 하면 기분 안나쁘게 거절할 수 있을지 조언을 구했다.


그녀가 남친을 자신의 자취방에 들이고 싶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자신만의 휴식 공간에 '남'을 들이지 않고 싶다는, 프라이버시를 존중받고 싶은 이유였고, 또 한 가지는 혹시나 나중에 싸우거나 헤어졌을 때 집 위치를 안다는 게 꺼림칙해서 오픈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후자의 경우 최근 헤어진 여자친구 자취방에 찾아가 폭행 등 범죄를 저지르는 '데이트 폭력' 사건들을 접하면서 생긴 우려 때문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를 공감하는 듯한 댓글들도 여럿 있었지만 대부분은 이보다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남자친구를 자취방에 들이지 말라고 만류했다.


대체로 "남자들 대부분이 여자친구의 자취방에 가겠다는 '목적'이 뻔한데(?), 허용하는 순간 공짜 모텔로 전락할 것"이라며 싹을 잘라야 한다고 말했다. 자취방에 발을 들이는 순간 원치 않는 스킨십과 이로 인한 문제도 생길 수 있다는 조언도 여럿 있었다.


또 어느샌가 허락 없이 불쑥불쑥 찾아와 사생활 침해의 문제가 크다는 이유도 무시할 수 없다고.


한 언니(?)는 "처음에야 사랑하는 사람과 더 오래 함께 있고 싶어 초대했지만 어느샌가 반 동거처럼 돼 버리고, 그러면서 불필요한 다툼도 잦아졌다"면서 애초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하는 게 좋다고 말해 큰 공감을 얻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Olive '은주의 방'


나아가 이별한 이후 전 연인의 물건들이 갑자기 없어진다거나 반대로 전 연인의 흔적이 집안 곳곳에 남아 있는 것을 보는 것이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다는 이유도 눈에 띄었다.


옛 연인과 같이 갔던 장소만 가도 마음이 힘든데, 일상을 보내야 하는 자신의 공간 곳곳에 남아있을 흔적과 기억을 감당하는 것이 상당히 괴롭다는 것이다.


헤어진 뒤 혹시 모를 '안전 이별'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상실감으로 인한 후폭풍 때문에라도 자취방을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언니들의 조언에 많은 이들이 새겨들을 말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기에 더해 남자친구가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픈하라고 계속 조르거나 비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일 경우 꼭 이별을 고려해보라는 조언도 나와 많은 공감을 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