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한 여성이 '100% 천연성분'이라 머리카락도 상하지 않고 물도 잘 빠지지 않는다는 문구에 헤나 염색을 택했다.
그 선택은 곧 이 여성을 지옥과도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게 만들었다.
27일 인사이트는 헤나 염색 부작용으로 얼굴 전체에 착색되는 끔찍한 일을 겪고 있다는 A씨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A씨는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송파구 풍납동의 한 미용실에서 B업체 염색약으로 헤나를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A씨는 일주일 뒤부터 얼굴이 가렵고, 따가운 증상이 발생해 밤낮으로 고통을 겪었다.
두피 근처 이마 부위 주변 피부가 서서히 벗겨지며 진물이 나기도 했고, 소량의 출혈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바쁜 탓에 피부과를 서둘러 가보지 못했다. 몇 주나 지났을까. 시간이 지나니 증상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2월 말경, A씨는 평소 자주 방문하던 미용실에 머리카락을 자르러 갔다. 이때 미용실 직원이 "혹시 헤나 염색했어요? 얼굴이 왜 이렇게 까매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단순히 기미가 올라오는 줄만 알았던 A씨는 그제야 헤나 염색약의 부작용에 대해 알게 됐고, 다음날 피부과에 갔을 때는 '이미 늦었다'는 의사 소견을 듣게 됐다.
심각성을 알게 된 A씨는 서울아산병원 피부과를 방문해 검진을 받았다. 진단은 '색소성 접촉피부염'.
헤나 염색 사용 시기와 피부 병변의 발생 시기에 대한 인과 관계를 고려할 때 헤나에 의한 색소성 접촉피부염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피부과 의사의 소견이었다.
헤나 염색 부작용이 생겼음을 인지하고 해당 미용실과 B업체에 상황을 전했지만 "지금까지 그런 사람 없었다", "우리는 독성 제로의 천연 제품만 사용한다" 등의 무책임한 태도을 보이며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는 게 A씨 아들의 설명이다.
A씨는 두 번의 피부 조직검사를 통해 피부염을 진단받고 현재까지 9개월 동안 약물치료와 레이저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하지만 별다른 차도없이 점점 더 피부 착색이 심해지고 있으며 2~3년은 더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고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 3월부터 약 4개월 동안 찍은 증거 사진에는 얼굴 전체가 거무스름하게 변해 있는 A씨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A씨의 아들은 인사이트와의 통화에서 "어머니가 매일 고통스럽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그걸 보고 있는 가족들의 마음이 찢어진다"고 호소했다.
미용실과 헤나 염색약 업체는 서로에게 책임을 회피하기보다는 사실 파악을 위해 노력하는 게 가장 중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