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지형 기자 = "21세기에 강제로 징집하는 한국이, 과거 강제징용했던 일본보다 더 나쁘다"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이러한 내용이 담긴 글 하나가 게재돼 누리꾼들의 엇갈린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26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일본의 강제징용과 한국의 징병제를 비교한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군 복무를 강제 노역이라고 표현하며 한국의 징병제를 과거 일본이 했던 강제징용과 빗대어 비판했다.
그는 "더는 강제징용을 하지 않는 일본 정부보다 21세기에도 20대 자국민 청년들 데려다가 2년씩 강제노역시키는 한국 정부가 더 악질이라고 본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군 복무를 '강제노역'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ILO(국제노동기구)가 강제노역이라고 발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해도 어떠한 보상도 주어지지 않는 현실을 비판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앞서 ILO는 한국의 보충역 제도(공익근무요원, 산업기능 요원 등)를 '비군사적 복무' 강요라고 여러 차례 비판한 적 있다.
일부 누리꾼은 해당 글을 강하게 지지했다.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고 보상을 바라는 게 마냥 옳지는 않지만, 그 시간을 보상받지 못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논리를 폈다.
반면, 조상들의 피로 얼룩진 강제징용을 징병제와 비교하는 건 지나치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를 비판하는 한 누리꾼은 "현 제도가 불합리하다는 생각은 같다. 그러나 일제의 강제징용과 한국의 징병제도를 빗댄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마경희 정책연구실의 '변호하는 남성성과 성차별' 조사에 따르면 20대 남성 72.2%는 '남자만 군대 가는 것은 차별'이라는 생각을 지녔다.
이어 '군대 가능하면 안 가는 것이 좋다'는 문항에도 20대 남성 82.6%는 그렇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