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기껏 소개팅 잡아줬더니 2시간 내내 '롤' 이야기만하다 돌아온 20년지기 '모솔' 친구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엑시트'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연애 혹은 썸을 타는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서로의 공통점, 공통 관심사를 찾아내고 끊임없이 대화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두 사람이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다 보면 없던 감정도 점차 싹트기 마련이다. 


전국의 모솔들이 아직 자신의 연인을 만나지 못한 이유 또한 이 때문이 아닐까. 이성과 단둘이 앉은 자리에서 어떤 대화를 나눠야 할지가 이들에게는 가장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모솔인 20년 차 친구에게 여자를 소개해줬다가 난감하게 됐다"라는 A씨의 사연이 공개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W'


사연에 따르면 25년째 단 한 번도 연인과 사귀어보지 못하고 살아온 A씨의 친구는 한 달 전부터 여자 좀 소개해 달라고 A씨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마침 A씨는 여자친구의 절친이 "외모는 절대 안 본다. 착한 사람이면 괜찮다. 남자 소개 좀 해달라"라고 부탁해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했다. 


그렇게 모솔 친구가 소개팅하고 돌아온 날 밤, A씨는 친구에게 소개팅이 어땠냐고 물었다. 


이에 모솔 친구는 "여자가 밥도 사주고 게임 이야기도 잘 통해서 마음은 잘 맞았지만 화장이 두껍고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으니 나중에 연락 오면 거절 메시지 좀 보내줘"라고 부탁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YouTube 'T1 Faker'


다음 날 아침, 소개팅녀가 A씨에게 문자를 보냈다. 그런데 그녀의 말은 모솔 친구와는 너무나 달랐다. 


소개팅녀는 "보자마자 얼평질에 롤 이야기만 두 시간, 더치페이하자고 했더니 가위바위보로 진 사람이 내는 거로 하자고 해서 그냥 내가 다 내고 왔다"며 화를 냈다.


소개팅녀는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왜 그런 사람을 소개시켜 줬냐?"며 A씨를 나무라기도 했다.


해당 메시지를 캡처해 모솔 친구에게 보여주니 그는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나왔다. 중간에서 만남을 주선한 A씨만 난감한 상황에 부닥치게 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청춘시대'


A씨의 사연과 관련해 지난 5월 두잇서베이에서 발표한 모솔 관련 설문조사가 눈길을 끈다. 


전국의 14~99세 남녀 5,0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이 설문에 응답한 미혼 남녀의 21.5%가 자신이 모솔이라고 밝혔다. 


더욱 흥미를 끄는 건 이들이 스스로 모솔인 이유에 대해 '연애에 관심이 없어서'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이는 전체 응답자의 43.7%에 달했다.


한편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접한 누리꾼들은  "모태솔로, 정말 자의라고 생각해?", "자존심 지키는 게 여기까지 느껴지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모솔' 놀리기에 혈안이 돼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