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e스포츠 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와 농구 그 자체인 마이클 조던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들의 앞에는 '황제'라는 수식어가 붙는다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명성과 커리어를 누린 인물들이기에 황제란 칭호가 전혀 아깝지 않다는 평이 나온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과연 e스포츠 스타 페이커를 '리그오브레전드'계의 조던이라고 칭할 수 있을까.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페이커는 롤계의 조던이라는 말에 동의하시나요"란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 작성자는 페이커와 조던의 업적을 비교하며 "전체적인 영향력을 따져 평가하자면 동일 선상에 놓긴 어렵겠으나 적어도 롤계의 조던이 누구냐 묻는다면 단연 페이커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매체 CNN은 페이커를 두고 'e스포츠의 마이클 조던'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두 선수의 대략적인 커리어와 업적을 비교해 보자.
먼저 농구 황제 조던은 미국 농구 NBA의 신화와도 같은 인물이다. 현역 시절 6번의 NBA 파이널 우승과 파이널 MVP, 정규 시즌 MVP 5회와 NBA 올스타 14회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가졌다.
리그 평균 32득점을 아우르는 전무후무의 득점력을 뽐내며 활약한 그는 90년대 미국 문화의 '아이콘'이라는 칭호가 전혀 아깝지 않은 선수다.
페이커의 업적 역시 대단하다. 전 세계 모든 e스포츠 팬이 인정하는 이 시대 최고의 e스포츠 스타인 그는 2013년 데뷔 이래 수많은 우승 트로피를 손에 들었다.
세계 대회인 롤드컵 3회 우승 및 1회 준우승, 미드시즌 인비테이셔널(MSI) 2회 우승 및 1회 준우승, 국내 리그인 LCK 8회 우승 및 1회 준우승이란 전무후무한 기록을 가졌다.
일반적으로 프로게이머의 전성기 유지 기간이 최대 4~5년가량인 점을 고려했을 때 7년 넘게 최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그는 단연 최고의 프로게이머라고 봐도 손색이 없다.
이러한 두 인물의 영향력과 인지도를 단순히 놓고 비교하자면 페이커가 다소 부족한 게 사실이다. 롤이 NBA의 위상에 한참 미치지 못하기 때문.
조던은 미국의 90년대와 NBA 자체를 상징하는 인물이고 현역 은퇴 이후에도 패션 등 여러 분야에서 큰 파급력을 드러냈다는 점도 분명 인지해야 한다.
다만, 페이커 역시 e스포츠 분야에선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최고의 선수라는 데엔 어떠한 이견도 나오지 않는다.
비록 최근 롤드컵에서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주며 탈락의 고배를 마신 페이커지만, 이번 패배를 발판 삼아 한 걸음 나아가면 된다. 분명한 건 그의 전성기와 커리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