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에어팟' 사용금지 했던 순천향대 체육대학 선배들의 또다른 '똥 군기' 수준

집합으로 모여 있는 체육대학 학생들 / 사진=제보자 제공


[인사이트] 김지형 기자 = 최근 순천향대학교 체육대학 일부 학생이 '내부 질서'라는 명목하에 후배들의 인권을 무시하고 강압적 언행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나왔다.


지난 2일 익명을 원한 제보자는 인사이트에 순천향대학교 체육대학의 군기에 대해서 털어놨다.


제보자에 따르면 이들은 위계질서를 이유로 1학년 학생들은 슬리퍼 사용과 모자 착용 등이 금지돼 있고, 개인이 산 에어팟도 학교 내에서 사용이 금지돼 있다.


또 1학년 학생들은 무조건 선배를 보면 통성명을 해야 하며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폭언이 이어진다. 1학년 학생들은 술조차 마음대로 마시지 못했는데 따로 허락받지 않고 술을 마실 경우 모욕적 언사와 폭행을 당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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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새벽께 A 학생은 술을 마시지 말라는 선배들의 강요가 있었지만, 친구들과 술자리를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체육대학 선배가 이를 목격했고, 이내 A 학생을 밖으로 불렀다.


선배는 A 학생을 골목으로 데려갔고 안경을 벗겼다. 이후 "네가 먼저 때려야 마음이 편하지"라며 A 학생에게 자신을 때릴 것을 요구했고, A 학생이 움직이지 않자 때리려고 시늉했다.


이뿐 아니라 선배들은 해당 사건으로 체육대학 학생 120명가량 모인 자리에서 "너희가 오늘 집합한 이유는 A 학생 갈구는 거 보여주려고 모인 거다"라며 A 학생을 향해 "개xx야, 씨XXX" 등의 모욕적 발언을 했으며 앞으로 술을 못 마시게 강요했다.


이후 집합을 해산하고도 선배는 A 학생의 머리채를 잡더니 주먹을 보이며 "다음부터 그러면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다른 선배들도 "내 눈에 띄면 죽는다", "앞으로 어떻게 살래" 등의 말을 하며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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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적 공포를 느낀 A 학생은 결국 경찰서에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증거가 뚜렷하지 않아 특별한 조처를 하지는 못했다. 


제보자는 "선배들은 폭행하거나 집합을 할 때면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곳으로 가고, 휴대폰으로 녹음을 하는지 확인하기도 한다"며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 증거 확보가 어려워 경찰에 도움을 구하기도 쉽지 않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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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순천향대 관계자는 인사이트에 "A 학생의 개별적 사건은 인지하지 못 하고 있었지만, 에어팟 사용 제재 등의 사항은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이런 제재는 체육대학 특유의 문화로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보자에 따르면 11월 6일(수)에도 집합이 예정됐고, 이날 A 학생은 학과 점퍼와 운동복을 반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