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잿더미 된 슈리성, 조센징이 불질렀다" 일본서 확산되는 '혐한' 악성루머

Twitter '琉球新報'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


1923년 일본을 악몽으로 몰아넣은 관동대지진이 일어났을 때 퍼졌던 괴소문이다. 수많은 오해와 증오를 낳는 이러한 괴소문이 2019년 11월 현재 일본에서 다시금 퍼지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沖繩)현에 있는 슈리성(首里城)의 화재를 둘러싼 괴소문이 일본 SNS에서 확산되는 것이다.


참사를 일으킨 방화범이 재일 조선인이나 한국인이라는 가짜뉴스다.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남탓부터 늘어놓는 일본인 특유의 습성이 또 재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일본 매체 오키나와타임스에 따르면 일본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에는 슈리성의 주요 건물에 불을 지른 방화범의 정체가 한국인이라는 주장이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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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근거가 없는 혐오성 발언이 많다. 방화범에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중국인이 언급되기도 했다.


최근 다마키 데니 오키나와 지사의 친한(親韓) 행적이 의심스럽다는 추측도 제기됐다. 화재가 앞서 계획돼 있었고, 다마키 지사가 이 계획을 미리 알아 한국에 피신 겸 출장을 갔다는 것이다.


다마키 지사는 아베 내각의 대한(對韓) 수출규제를 여러 차례 비판한 인물이다. 오키나와가 보이콧 재팬에 직격타를 맞자 더 수위 높은 비판을 여러 차례 내놓은 바 있다.


최근에도 방한해 오키나와의 여행지를 홍보하고, 서로 간 오해를 해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교토의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 불이 났던 7월에도 일본에서는 방화범이 한국인이라는 헛소문이 퍼진 바 있다. 당시 일본 누리꾼은 "방화는 한국인의 습성"이라고 입을 모았다.


Twitter '琉球新報'


일각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한국인의 보복'이라는 낭설까지 나왔다. 이 사고는 33명의 사망자와 36명의 부상자를 낳았다.


한편 지난달 31일 일본의 명소였던 슈리성에서는 불이나 정전(正殿)과 북전(北殿) 등 주요 건물이 전소됐다.


슈리성은 과거 류큐(琉球) 왕국(1429~1879)의 상징으로, 14세기 중후반에 축조됐다. 태평양전쟁에서 미군의 공격을 받고 전소됐지만, 1992년 복원됐다.


화려한 붉은색 정전은 류큐 왕국 특유의 궁전 건축이며, 정전 앞 광장에선 왕의 주요 의식이 거행됐다. 2000년 슈리성 터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됐다.


Twitter '月ちゃん@泡日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