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불세출의 기업인 최양하(70세) 한샘 회장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넘긴다.
31일 한샘은 최 회장이 스스로 회장직을 내려놓는 용퇴를 결단했다고 밝혔다. 대표이사 전무에 오른 지 25년 만이다.
최 회장은 11월 1일 사내 월례조회를 통해서 직원들에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는 입장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그동안 최 회장은 직원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퇴임 날짜를 사전에 밝히지 않고,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린다.
1979년 한샘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뒤, 능력을 인정받아 15년 만에 대표직에 올랐다. 그의 나이 불과 45세였다.
이후 25년 동안 한샘을 진두지휘하면서 2조 원 규모의 국내 1위 인테리어 기업으로 성장시키며 한샘의 반백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회장은 그동안 후배 양성을 위한 교육 및 사업 기회 마련의 뜻을 밝혀온 만큼 퇴임 후에도 이와 관련한 청사진을 구상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한샘은 사실 성공 사례보다는 실패 사례가 많은 회사"라며 "우리가 겪은 시행착오를 한 번쯤 정리해 다른 이들에게 전수하는 것도 내 역할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의 후임으로는 역시 평사원 출신인 강승수 부회장이 내정된 상태다. 한샘은 조만간 이사회를 통해 강 부회장을 신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