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오는 2021년 대입 제도가 대폭 개편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바뀐 대입 제도가 적용되기까지 단 2년만을 남겨놓고 있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부재한 탓이다. 첫 실험군이 될 수험생들 역시 오락가락하는 정책을 두고 불안감을 토로하고 있다.
지난 25일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정부 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권 주요 대학교부터 정시 위주 전형 비율을 신속하게 상향 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대입 제도의 개편은 적용 입학 연도의 4년 전 학년도가 개시되는 날 공표해야 한다. 2024학년도 입시를 목표로 대입 제도가 개편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요 대학만 늘리도록 권고한다면 2024학년도 전에도 정시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
학원가에서는 이날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유 장관의 발언을 토대로 바뀐 대입 제도는 2022학년도 입시(2021년)부터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당장 내후년부터 새로 개편된 대입 제도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다는 것이다. 이 제도의 첫 실험대에는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한 신입생들이 오른다.
그러나 대입 제도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두고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정시의 비율을 늘리는 데는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지만, 시기가 너무 이르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고교학점제' 등 수시 중심의 공약을 내세웠던 문재인 대통령이 지지율을 높이고자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고등학생도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이수할 수 있도록 하는 고교학점제는 수시의 비중을 높이는 대표 정책이었다. 고교학점제를 도입하면 입시는 학생부 중심의 수시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
수능은 절대 평가로 전환해 자격 고사화하거나, 정시 비율을 대폭 낮추는 등 영향력을 축소해야만 한다. 정부는 2025년 고교학점제의 전면 도입을 준비하고 있었다.
정시의 비율이 확대된다면 수험생은 고교학점제의 당초 취지를 벗어나 국어, 영어, 수학 위주의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에 수험생들은 피멍이 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정부는 서울 소재 대학의 정시 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다음 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2022학년도에 권고된 '정시 30% 이상' 확대 지침을 서울 15개 주요 대학에서 40%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