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환자들의 건강과 회복을 위해 살신성인으로 평생을 달려온 이국종 교수가 '만성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음을 고백했다.
앞서 과로로 인해 사망해 큰 충격을 안겼던 윤한덕 교수 등도 과거 우울증을 앓았던 만큼, 의사들이 겪는 스트레스가 상상 그 이상임을 깨닫게 한다.
지난 28일 중앙일보는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의 우울증 소식을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교수는 그간 현장에서 근무하며 숱한 우울증을 앓았다.
의료 시스템 개선과 닥터헬기 도입 등 의료 체계의 변화를 위해 쉴 새 없이 달려온 이 교수는 사실 마음속 한편에 늘 '우울'의 씨앗을 품고 있었다.
동료 정신과 의사가 이 교수의 정신 분석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란 적도 있다고 한다. 우울증 수치가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우울증 치료는커녕 항우울제를 먹을 여유조차 없었다. '알약' 하나 따로 챙길 겨를이 없었던 것이다.
24시간 정신없이 돌아가는 외상 센터에서 365일 끊임없이 발생하는 위급환자를 상대하느라 이 교수는 정작 자신의 건강을 챙기지 못하고 있었다.
며칠 만에 찾아오는 휴일에는 휴식과 야구, 음악 등을 통해 소소한 힐링을 해보기도 했지만 다시 병원에 돌아오면 전쟁터가 눈앞에 펼쳐졌다. 이러한 현실이 그의 마음속 '우울의 씨앗'을 점점 키워간 것이다.
하지만 이 교수는 "남들도 다 힘들다 생각하며 그래도 그냥 버틴다"라고 고백했다.
그가 우울증을 억지로 참아 누르며 버티는 이유는 한 시라도 더, 조금이라도 더 많은 위급 환자를 제때 구해내기 위함이 아닐까.
한편 과거 통계에 따르면 현직에서 일하는 의사들이 다른 직종 종사자보다 우울 증상 발생률이 1.5배 이상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