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교육 개혁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수시와 정시 비중의 불균형을 해소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25일 문 대통령은 서울 정부청사에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교육 관계 장관들이 참여한 가운데,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학종 위주의 수시 전형이 깜깜이 전형으로 불릴 만큼 사회적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학종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학종 비중을 낮추고 정시를 확대하라고 주문한 것이다.
조국 전 국방부장관 자녀의 입시 특혜 의혹이 불거진 후인 지난 9월 교육부는 대입 제도 개편 논의에 들어갔지만 정시 비율 상향에는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2일 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대입 정시 확대 발언을 한 후 "학종 비중이 높은 대학들에 대해 수능 비율 확대 권고를 당·정·청이 같은 의견으로 협의해 왔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장관회의에서 고교 서열화 문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자사고·외고·국제고 등을 중심으로 서열화된 고교 체계가 수시 전형 공정성에 대한 불신뿐 아니라 과도한 경쟁, 교육비 부담에 따른 교육 불평등 등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리는 문제이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일반고가 고등학교 교육의 중심이 되려면 다각도의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정치권은 의외로 상반된 구도를 보이고 있다.
줄곧 정시 비중 확대를 주장하던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22일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 발언에 "다른 정치 현안과 별개로 여야가 합심해서 조속히 처리하자"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렇다 할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은 가운데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참으로 안타깝다"며 "2025년부터 시행하기로 한 고교학점제와 정변 대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대학 입시 제도를 한마디 사전 논의 없이 그렇게 바꿀 수 있을까"라며 "문재인 정부에 비교적 협력했던 저마저도 실망과 분노가 치밀었다"고 전했다.
한편 유 부총리는 교육 개혁 관계장관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고교학점제가 본격 도입되는 2025년부터 자사고·외고·국제고 등을 일반고 일괄 전환한다고 밝혔다.
정시 확대와 관련해서는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의 구체적인 상향 비율과 적용 시기를 11월 중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