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천 기자 = "남양이 달라졌어요. 바뀌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과거의 모습 때문에 아직도 매질을 많이 하는데 긍정적으로 바뀌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어요"
지난 19일 인천지점 연희 대리점주 이모씨는 남양에 변화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대리점주들이 느끼기에 갑질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들을 남양이 적극적으로 바꿨다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남양유업은 6년 전 대리점 밀어내기 사태로 대리점주들의 지탄을 받았다. 각종 언론 매체는 대리점주들의 목소리를 빌려 남양을 지적했다. 매질도 많이 했다. 남양은 국민적인 불매 운동에 휩싸이며 큰 타격을 입었다.
그 뒤로 남양은 바뀌기 시작했다. 변화의 시작은 회사 문서에서부터 시작됐다. 남양은 불공정한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회사 내 계약 관련 문서에서 갑과 을이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그리고 대리점주들이 문제를 제기했던 부분들을 세세하게 바꿔나가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변화는 이렇다.
1. 밀어내기 방지 시스템 구축
남양은 주문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변경 사유를 입력하도록 시스템을 변경했고, 변경한 이력과 최종 내역을 대리점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바꿨다. 그리고 반송된 수량은 대리점에 물품 대금을 청구할 수 없도록 시스템화했다.
이로 인해 논란을 샀던 일명 '밀어내기'가 시스템상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됐다. 불거지는 논란을 아예 차단하기 위한 강수였다.
2. 프로모션 확대
남양은 신규 거래처 개척 시 지원되는 지원금을 인상하는 등 여러 인센티브 제도를 구축하고 확대했다. 신제품 출시 시 1~3개월간 해당 신제품에 대한 반품도 함께 지원하기로 했다.
3. 복지제도 도입
남양은 대리점주들의 복지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업계 최초로 대리점주 자녀에게 학자금을 지원하는 장학금 제도를 만들고 운영했다. 벌써 장학금으로 총 6억원, 출산 장려금으로 5천만원이라는 금액을 대리점주들에게 제공했다.
대리점주들을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았다면 시행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자자하다.
4. 소통 강화
남양은 제도를 잘 구축한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느끼는 고충은 또 다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도입한 게 상생위원회다.
남양은 분기마다 상생위원회를 개최하고 회사와 대리점 대표가 만나 제도적 개선사항 및 매출 증대 방향 등에 대해 정기적으로 논의를 해오고 있다. 또 대리점과 회사 간 핫라인(전화, 메일)을 개설해 대리점이 불편사항이나 건의 사항을 회사에 직접 접수 할 수 있도록 '클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 덕분일까. 일선 대리점주들은 갑질 논란으로 속앓이를 했던 과거와 달리 노력하는 남양 덕분에 이제는 미소를 지을 수 있게 됐다며 만족스럽다고 했다.
강북 지점의 역촌 대리점주 양모 씨는 "아직도 일부 오해하는 시선들이 있지만 지금의 남양은 진정성 있게 정말 많이 변했고 우리 대리점들과도 소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더 좋은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응원을 해주면 남양에도 대리점에도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