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대형마트에서 종이상자를 퇴출시키겠다고 나섰던 정부가 잇단 우려와 반발에 부딪혀 결국 꼬리를 내렸다.
최근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환경부는 연말에 일부 마트에서 시범적으로 종이상자의 사용을 규제하고 최종 퇴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당초 환경부는 내년 1월부터 본격 종이상자의 사용을 규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편의성 문제를 강하게 제기하자 불만을 의식한 환경부가 한발 물러서기로 결정했다.
앞서 환경부는 대형마트 4개사와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장바구니의 활성화를 위한 자발적 협약식'을 갖기도 했다.
이 협약식에는 농협 하나로유통,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와 사단법인 소비자공익네트워크가 참여했다. 협약은 장바구니의 사용을 독려해 불필요한 폐기물을 줄이는 취지였다.
협약을 맺은 대형마트들은 2∼3개월 홍보 기간을 거쳐 자율포장대에 비치하던 종이상자와 플라스틱 포장 테이프와 노끈을 치울 계획이었다.
포장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종량제 봉투나 종이상자를 구매할 수 있게 하고, 장바구니를 대여해주기로 했다.
그러나 정부와 마트 측의 일방적인 결정을 두고 소비자들은 격하게 반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종이상자 관련 정부의 결정을 철회해달라는 청원이 다수 올라왔다.
한 청원인은 '대형마트 박스제한 정책 철회를 청원합니다'라는 글에서 청원자는 종이박스 규제를 두고 "시민들의 생각과 크게 동떨어진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전면금지한 일회용 비닐과 달리 박스사용은 그 자체가 재활용"이라며 "구매 물품이 많을 시 장바구니에는 한계가 있어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앞서 환경부는 지난해 4월에도 5개 대형마트와 일회용 비닐쇼핑백·과대포장 없는 점포 운영 자발적 협약'을 맺은 바 있다.
관계 부처에 따르면 최근 5개 대형마트의 속 비닐(청과류 포장에 사용되는 비닐) 사용량은 전년 동기(176만7164t) 대비 109만7696t으로 37.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