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05일(화)

경기장 갈 때 시속 30km로 운전하며 시간 끌어 한국 축구대표팀 지치게 만든 북한

사진 = 대한축구협회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부상 없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소리가 나왔던 29년 만의 평양 원정 축구 경기.


지난 15일 진행된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북한과의 경기는 그야말로 '최악'이라는 평이 나왔다.


북한의 푸대접은 물론이고 소통 불가, 비상식적인 운영, 거친 플레이 등으로 우리 선수들은 한 경기를 치르는 데 많은 힘을 들일 수밖에 없었다.


지난 18일 '뉴스1'에 따르면 선수단 단장 자격으로 선수들과 함께했던 최영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북한의 대우에 대해 "세상에 이런 경우는 처음 겪어봤다"고 털어놨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보도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4시 20분께 축구 대표팀과 관계자들은 중국 베이징을 떠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그런데 수속을 밟고 공항을 빠져나갈 때까지 걸린 시간만 3시간이었다고 한다. 가방 안에 있는 모든 물품을 꺼내라는 지시를 받았고, 양말·팬티 개수까지 직접 적어야 했다고 밝혔다.


애초 대표팀은 공항에 도착해 입국 수속을 밟은 뒤 숙소에 짐을 푼 다음 김일성 경기장으로 이동해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북한의 비협조적인 태도 때문에 공항에서 곧바로 경기장으로 향해야만 했다.


최영일 부회장은 "버스 이동이 또 기막혔다"면서 "시속 7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도로인데 시속 30km 속도로 달렸다"고 토로했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어린이 보호구역을 지나는 느린 속도로 공항에서 운동장까지 이동한 것이다. 이는 선수들의 훈련·휴식 시간에 지장이 가는 심각한 문제다.


그는 "거북이걸음이라 경기장까지 1시간 이상 걸렸는데 경기가 끝난 뒤에는 70~80km로 달려 25분 만에 도착해 당황했다"고 하소연했다.


무관중 경기와 녹화중계로 치러진 이 경기는 북한 선수들의 잦은 욕설과 '살인 태클' 등 거친 플레이로 인해 선수들의 심각한 부상이 걱정될 정도였다. 황인범은 북한 선수에게 뺨을 맞기까지 했다.


결국 대한축구협회가 칼을 빼 들었다. 북한 평양 원정에서 일어난 각종 사건에 대해 아시아축구연맹에 징계 검토를 요청한 것이다.


현장에서 이날 경기를 직접 관람한 FIFA 회장 역시 "실망스럽다. 중계·비자·언론 등의 문제도 굉장히 놀라웠다"고 의문을 던진 만큼 아시아축구연맹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