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소개팅남 앞에서 조신한척하다 '곱창·막창' 보고 정신 줄 놔 4인분 먹어버렸는데 어떡하죠?"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청춘시대'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아무리 잘 먹는 사람도 누군가를 소개받는 소개팅 자리에서는 음식을 적당히 먹는다. 긴장하기도 하거니와 그 사람과 대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기 위해서다.


하지만 진정한 푸드파이터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법. 여기 한 푸드파이터(?) 여성이 첫 만남부터 곱창과 막창 4인분을 흡입해버려 연애에 실패할 뻔했다고 전해 웃음을 자아낸다.


여성 A씨는 첫 연애의 달콤살벌했던 기억을 SNS에 남겨 공감과 즐거움을 샀다.


때는 소개팅 첫날이었다. 연애도 소개팅도 처음이었던 A씨는 그날 자신처럼 풋풋한 설렘을 안고 등장한 모태솔로 남성 B씨를 처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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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했던 B씨는 당시에 여성에 대한 엄청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누나나 여동생도 없었기에 당시만 해도 여성이 1인분도 채 못 먹을 정도로 양이 적은 줄로만 알고 있었다.


반면 내숭이라고는 전혀 없던 A씨는 B씨와 처음 만난 자리에서 배고프니까 '곱창+막창'을 먹으러 가자고 먼저 이끌었다.


가게로 들어간 그녀는 2인분 곱창을 빠르게 해치우고 추가로 2인분을 더 주문했다. 그녀에겐 일상적인 일이었지만 B씨에게는 꽤나 충격적이었나 보다.


B씨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1인분만 더 시키면 되지 않을까?"라고 했지만 그녀는 쿨하게 2인분에 밥 한 공기까지 추가로 주문해 깨끗하게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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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인분을 먹은 뒤 후식으로 커피에 머핀까지 끝장내고(?) 헤어진 A씨는 그때까지만 해도 문제를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


문제는 두 번째 데이트에서 터졌다. 그녀는 여느 때처럼 짜장면 곱빼기에 탕수육까지 해치웠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간 뒤 갑작스레 B씨의 이별 통보 연락을 받게 됐다.


B씨는 "너는 배 안 부르냐"며 "네가 우리 아빠처럼 먹는다"고 토로했다. 먹을 걸 줄여줬으면 좋겠다는 B씨의 부탁에 A씨는 엄청난 서러움을 느꼈다.


A씨는 펑펑 울었다. 그리고는 B씨에게 "난 적당히 배부르다. 내가 네 것 뺏어 먹은 것도 아닌데 마음에 안 들면 그만 만나자"고 윽박을 질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닥터스'


연애에 서툴고 여자를 잘 몰랐을 뿐 B씨 역시 그녀를 좋아했기에, 울면서 곧바로 미안하다 사과하며 "많이 먹어도 좋으니 헤어지지 말자"고 매달렸다.


이런 흑역사를 뒤로하고 벌써 사귄 지 3년째라는 두 사람. 이제 B씨는 데이트를 하면 알아서 1인 1닭을 주문해주고 짜장면 곱빼기를 시켜주는 사랑꾼이 되었다.


훈훈하면서도 재밌는 이 커플의 일화에 누리꾼들은 "그래서 커플이시겠다", "첫날에 곱창, 막창 4인분은 심하긴 했네", "저분 쯔양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즐거워했다.


사랑 앞에서는 남다른 식욕(?)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쌀쌀해지는 가을, '맛집 데이트'를 떠날 수 있는 연인을 만들어 A씨 커플처럼 맛집 데이트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