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로 한동안 이어진 일본 여행 보이콧이 일본 경제에 상당한 충격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여름 휴가철 한국 관광객의 급감으로 인한 일본의 생산 유발 감소액은 우리 돈으로 3500억 원이 넘었다.
6일 한국경제연구원이 공개한 2019년 여름 휴가철(7∼8월) 한일 여행의 경제적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양국 관광교류 위축에 따른 일본의 생산 유발 감소액은 3537억 원에 달한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의 생산유발 감소액 399억 원의 9배 이상에 달하는 규모다.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확 줄면서 상당한 경제적 충격을 떠안은 셈이다.
한경연은 한국관광공사와 일본 정부 관광국에서 발표한 방문자 수와 여행 항목별 지출액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 기간 평균 원/엔 환율을 적용해 이같이 추산했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87만 400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7.6% 가 준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방한한 일본인은 60만 4482명으로, 같은 기간 10.3% 증가했다.
양국 관광객의 여행 지출로 인한 일본의 생산유발액은 지난해 7∼8월 1조 3186억 원에서 올해 9649억 원으로 급감했다.
업종별로 보면 숙박업이 1188억 원으로 가장 많이 줄었고, 음식 서비스와 소매가 각각 119억 원, 771억 원 감소해 뒤를 이었다.
일본의 부가가치 유발액도 지난해 6557억 원에서 4773억 원으로 1784억 원이나 줄었다. 이는 한국의 부가가치유발 감소액 54억 원의 33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한국도 국내 항공운송 관련 산업이 어려워지며 생산유발액과 부가가치 유발액이 소폭 감소했지만 방한한 일본인 관광객이 늘며 도소매·음식·숙박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고, 이는 취업자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의 생산유발액은 지난해 1조 1898억 원에서 올해 1조 1499억 원으로 감소했고, 부가가치 유발액도 4644억 원에서 4590억 원으로 소폭 줄었다. 취업유발 인원은 1년 전 6476명에서 6748명으로 늘었다.
한경연은 다만 양국 관계 악화로 방한 일본인이 줄면 국내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도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방한 일본인의 증가가 '예약취소를 잘 하지 않는 문화에 따른 것'이라는 항공사 관계자의 추정을 덧붙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