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여자라면 누구나 한 달에 한 번, 일 년에 열두 번을 겪어야 하는 생리.
생리를 전후로 아랫배를 쥐어짜는 듯한 복통이 나타나는데 이를 '생리통'이라 한다.
생리통의 정도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일부 여성들은 복부에 불편함 정도를 느끼지만 심한 사람들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
구역질이나 구토, 설사, 두통, 피로감, 불안감, 어지럼증 등이 동반되기도 하고 드물게 실신하는 경우까지 있다.
개인마다 생리통을 느끼는 정도가 다른 데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유아기 때 섭취한 콩이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소개돼 눈길을 끈다.
미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NIEHS) 연구진은 '환경, 생활습관, 유섬유종 연구(SELF)'에 참가한 23~35세 흑인 여성 1,553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아기 때 콩 이유식을 먹은 여성들의 50% 이상이 18~22세 때 평균 이상의 심한 생리불순을 겪었고, 40% 이상은 생리통을 완화하기 위해 호르몬 피임약을 사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유아기 때 먹은 콩 이유식은 성인이 된 후 유섬유종(자궁근종) 환자의 혹을 더욱 크게 만들고 월경 출혈량도 증가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물 실험에서도 콩 속에 자연 함유된 화학물질 제니스테인(Genistein)이 월경 통증과 생식계통의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확인됐다.
크리스텐 업손 NIEHS 연구원은 "어린 시절 콩에 있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에 노출된 경험이 성인이 됐을 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청된다"고 설명했다.
즉, 어린 시절 콩 유아식을 먹고 자란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심한 생리통을 겪을 확률이 높고 월경 출혈량도 많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미 소아과학회(AAP)는 "모유가 유아에게 가장 이상적인 음식이며, 조산아에게는 콩 이유식을 먹이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어 "정상적으로 태어난 아이라도 우유 속 과당을 충분히 분해하지 못하거나 가족이 채식을 원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콩 이유식은 피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