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05일(화)

"여친 '질린다'는 친구, 제가 짝사랑하는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라 차마 때리지 못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도깨비'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너는 내 친구의 여자친구다"


친구의 여자친구를 좋아하는 일은 수많은 사랑 중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일로 꼽힌다. 친구 여자친구의 마음을 얻는 것도, 그를 빼앗는 것도 쉽게 허락되지 않는다. 


자칫 복잡한 관계로 인해 친구도 잃고 사랑도 잃는 비극이 찾아올 수 있기 때문.


그래서 때로는 가장 애틋한 사랑이기도 하다. 포기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옳은 방법임을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은 따르지 않는다.


인하대학교에 재학 중인 남학생 A씨도 이런 애틋한 사랑을 1년 6개월째 이어오는 중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봄밤'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너를 좋아한다"


최근 페이스북 페이지 '인하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친구의 여자친구를 좋아하게 된 A씨의 고백이 눈길을 끌었다.


A씨는 그를 처음 본 순간부터 좋아했다. 감정을 숨기고 있던 A씨에게 그가 다가왔다. A씨는 떨리는 마음으로 그와 마주했지만 그의 입을 타고 흐른 건 다름 아닌 '연애 상담'이었다.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를 좋아한다는 그의 말에 A씨는 감정을 드러낼 수 없었다. 그렇게 친구와 1년 6개월 동안 연애 중인 그를 바라보며 자신의 마음을 남몰래 간직해야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JTBC '밥 살 사주는 예쁜 누나'


며칠 전 A씨는 친구와 술잔을 기울였다. 자신의 절친이자 그의 남자친구인 사람.


두 사람이 술에 취해 회포를 주고받던 그날 친구의 입에서는 충격적인 말이 불쑥 튀어나왔다. 


A씨는 "내 친구는 네가 질린다는 소리를 했다. 다른 여자의 이야기를 했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이 말에 A씨는 가슴이 아팠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못된 녀석이고 잘해줄 가치조차 없는 그런 녀석이지만 그가 사랑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SBS '그래, 그런거야'


"마음 같아서는 죽일 듯이 패버리고 싶었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네가 이 쓰레기 같은 새끼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A씨는 더 이상 도망치거나 숨기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기가 사랑하고 있는 이가 느끼고 있을 행복까지 빼앗고 싶지 않았던 듯하다. 


결국 그는 자신이 누군지 알 수 없게 익명으로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짝사랑하는 그를 위해 A씨가 선택한 방법이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너무 현실적이어서 슬프다", "힘내세요", "내가 다 아프다"라며 A씨에게 공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