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군대 간 남자친구를 제대할 때까지 기다려줬는데 오히려 '질린다'는 이유로 이별 통보받았다는 여성의 사연에 공분이 일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학 새내기 때부터 3년 동안 사귀었던 남자친구에게 차였다는 여성의 사연이 올라왔다.
여대생 A씨는 대학교 1학년이던 시절 동아리에서 만난 남자친구와 풋풋한 연애를 시작했다.
A씨는 거의 매일 남자친구와 함께 학교에서 만나 밥도 같이 먹으며 친구들이 부러워 질투할 정도로 약 1년을 껌딱지처럼 붙어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남자친구가 군대에 입대하게 됐고 A씨는 그가 제대하는 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손 편지를 꼬박 챙겨서 보냈다.
그녀는 시간이 날 때마다 남자친구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싸 들고 면회를 가거나 간식을 구매해 택배를 보내는 등 지극정성으로 남자친구를 챙겨줬다.
길고 긴 기다림 끝에 남자친구는 무사히 제대했고 A씨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이때까지만 해도 A씨는 자신이 꽃길만 걸을 줄 알았다.
남자친구는 제대 후 복학하자마자 A씨에게 "이제 우리 그만 만나자"며 전화로 갑자기 이별을 통보했다. 사귄 지 3주년을 코앞에 두고서였다.
청천벽력 같은 말만 하고 끊어버린 남자친구의 말에 당황한 A씨는 만나서 얘기하자고 말하고 싶어 다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수신거부로 돌려놓고 전화를 받지 않았다.
카톡도 차단한 상태였다. 연락할 방법이 없었던 A씨는 "헤어지자는 이유가 무엇인지 만이라도 듣고 싶다", "제발 만나서 얘기하자"등의 문자를 여러 통 보냈다.
그러자 며칠 후 남자친구는 "우린 안 맞는 것 같다. 그나마 있던 정도 떨어지니 제발 그만 연락해"라는 답장을 보내왔다.
그럼에도 남자친구를 이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던 A씨는 "내가 잘못한 게 있으면 미안하다. 만나서 사과하고 싶으니 제발 한 번만 얼굴 좀 보여달라"고 사정했다. 만나면 설득해서 붙잡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
이런 A씨의 바램과 달리 남자친구는 "사과 따윈 필요도 없고 만나기도 싫다. 나도 다른 여자 만나보자. 지겹다"라고 단칼에 거절했다.
언제부터 애정이 식었는지 묻는 A씨의 질문에 남자친구는 "개강 후부터였다. 이미 마음에 두고 있는 다른 여자가 있다"고 털어놓으며 그녀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그렇다. 남자친구는 복학 후 함께 강의 듣는 한 여자 후배와 이미 썸 타고 있었던 것. 이 사실을 알고 A씨는 분노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A씨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3년 내내 사랑했던 남자친구한테 이렇게 배신 당할 줄 누가 알았겠냐.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실제 남성들 중에는 전역하고, 오로지 자신만을 바라보며 2년을 묵묵히 기다려준 여자친구에게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꽤 있다.
개중에는 여자친구를 평생 책임져야 할 것만 같다거나 혹 헤어졌을 때 자신만 나쁜 사람이 되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을 한다.
또 내 여자친구가 매력이 없어서 다른 남자가 채가지 않았나? 하는 의심 등 다양한 이유로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다시 한 번 곱씹어 보곤 한다.
남자가 군화를 거꾸로 신는 이유들이다. 하지만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 여자는 결혼을 바라고 혹은 다른 남자 만날 능력이 안돼서가 아니라 단지 '사랑' 하는 마음 때문에 기다린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