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몰래카메라의 피해자였던 여성은 트라우마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일 광주방송 kbc는 순천의 한 종합병원에서 몰래카메라 피해를 입은 여직원 A씨가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23일 순천의 한 병원에서 임상병리사로 근무하던 38살 B씨가 직원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여직원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구속됐다.
B씨는 문도 하나인데다 캐비닛으로 공간을 구분해놓은, 사실상 남녀 공용인 탈의실을 자유롭게 드나들며 범행을 준비했다. 책장에 구멍울 뚫어 그가 촬영한 여직원들은 총 4명.
그중 한 명이었던 A씨는 내년 1월 결혼을 앞두고 있었다.
A씨는 사건이 발생한 뒤 괴로움을 호소했다. 그러다 지난달 24일 밤 1시께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의 화단에서 결국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들은 그가 사건 이후 악몽과 트라우마에 시달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병원에서 친절사원으로 추천된 적도 있을 만큼 매사에 밝고 긍정적이었던 A씨. 사랑하는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앞두었던 그였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한편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몰래카메라와 같은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범죄 발생 건수는 지난 2011년 1,523건에서 2018년 5,925건으로 약 4배가량 증가했다.
몰래카메라를 당한 피해자는 유포 등 2차 범죄에 노출될 수 있을 것이란 불안감과 함께 엄청난 정신적 충격과 트라우마를 겪지만, 범죄 수준에 비해 가해자 처벌은 미미한 실정이다.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범죄는 성폭력 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에 해당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평생을 공포 속에 살아야 하는 피해자의 고통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