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요즘 20~30대 여성의 자살률이 과거 20~30대 여성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세대가 나이를 먹으면서 자살률을 더욱더 끌어올릴 가능성도 엿보여 사회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 6월 '한국의 청년은 행복한가'를 주제로 열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제4회 콜로키움에서 장숙랑 중앙대 적십자간호대학 교수는 한국 청년의 자살률을 연구한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의 1985~2015년 한국의 자살사망자 통계를 활용했다.
특히 출생연도 단위로 자살사망률을 조사한 코호트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같은 나이의 여성이어도 최근 20~30대 여성의 자살률이 더 높았다.
장 교수는 연령과 출생연도, 연도 등을 변수로 넣어 개발한 수학모델로 전 세대가 동일한 연령일 때 각 출생연도의 자살사망률을 비교했다.
먼저 WHO의 1985~2015년 자살사망자 통계를 활용해 연령별 자살사망률에서 가장 평균인 1951년대생을 기준으로 잡고, 5년씩 구분해 살펴봤다.
그 결과, 1956년생 여성에 비해 1970년생 여성이, 1970년생 여성에 비해 1997년생 여성의 자살률이 높았다.
1951년생 여성에 비해 1982년생 여성의 자살률은 5배 높았고 1986년생과 1996년생은 각각 6배와 7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82년생 여성들이 1951년생 여성들보다 5배 이상 더 많이 젊은 나이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뜻이다.
장 교수는 "1981년 이후 탄생한 한국 여성의 자살사망률은 일본에서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세대의 자살사망률과 비슷하다"며 "이 세대가 전쟁 트라우마만큼의 정신적 고통과 상처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자살률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현재 젊은 여성들이 노년이 됐을 때 자살률이 더욱 높아질 우려가 있다"며 "이와 관련해 사회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