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일본 아베 정부가 예고도 없이 '대(對)한 수출 규제'를 감행한 7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예고돼 있던 일정을 모조리 취소하고 일본으로 날아갔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 필수로 사용되는 불화수소 수출을 중단하지 말아달라는 요구를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원하는 소득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문전박대에 가까운 대접을 받으며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절치부심한 이 부회장은 회사의 가용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해 대체재를 마련했다. 항간에서는 "삼성이 일본의 소재·부품을 절대 쓰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실제 삼성이 일본의 소재·부품 수출 기업과 거래를 줄이거나 끊자 "그러지 말아달라"고 읍소하는 기업 관계자들도 생겨났다.
그리고 지금, 일본 재계는 이 부회장을 일본으로 초청했다. 최악의 한일 갈등 속에서도 일본 측이 직접 나서서 이 부회장에게 와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이 부회장이 초청받은 행사는 '2019 일본 럭비 월드컵 개회식 및 개막전'이다. 큰 행사는 아닌 듯하지만, 얼어버린 관계를 녹일 수 있는 행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내외적으로 경제 인물은 정치와 관계없이 한일 교류를 계속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도쿄올림픽 공시 후원사인 삼성전자와 관계를 망쳐서는 안 된다는 메세지를 전한다는 것.
또한 해당 대회에는 일본 아베 신조 총리도 자리하고 정부 측 인사들도 왔던 만큼 긴밀한 이야기가 오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피어 나온다.
한편 재계 관계자의 전언에 의하면 럭비 월드컵 조직위원장이자 게이단렌 명예회장인 캐논의 미타라이 후지오 회장이 이 부회장을 초청한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