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어민들에 의해 물가로 내몰린 고래들은 마지막으로 서로의 몸을 맞대며 유대감을 나눴다.
지난 16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몰이 사냥을 당하기 전 서로를 위로하는 돌고래 가족의 모습이 포착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해당 장면은 일본 혼슈 와카야마현의 작은 어촌인 타이지에서 촬영됐다.
타이지에서는 매년 9월 초부터 이듬해 2월까지 돌고래 떼를 얕은 물가로 유인해 하루 정도 방치한 뒤, 작살이나 망치로 도륙하는 전통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이에 미국의 환경 단체 '돌핀 프로젝트(Dolphin Project)'는 "타이지 고래 축제의 잔인성을 알리겠다"며 직접 현장을 찾아갔다.
당시 카메라에 담긴 한 무리의 고래는 주민들이 설치한 보트와 어망에 갇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그러자 우두머리로 추정되는 암컷은 가족들의 주위를 빙빙 돌기 시작했다. 나머지 고래들은 서로의 품을 파고들었다.
단체는 이와 같은 현상을 "불안하고 두려운 감정을 진정시키고 서로를 위로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주민들은 전통에 따라 돌고래를 도륙했다. 상품 가치가 있는 일부 종은 수족관에 팔기 위해 포획하기도 하나 이날은 그런 사례가 없었다.
바다가 핏빛으로 물드는 가운데 단체 소속의 다이버들은 이 과정에서 총 8마리의 고래를 구조해냈다.
축제 기간 동안 같은 방식으로 사냥 당하는 고래의 수는 약 1,700마리로 예상된다.
한편 국제포경이사회(IWC)를 비롯한 여러 환경 단체는 타이지 측에 고래 축제를 중단해줄 것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어민들은 "주민들의 생계가 달린 일"이라며 완강히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