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내 방엔 작고 여린 전등이 하나 있다. 방안을 비추는 것은 작은 불빛 하나면 충분하다. 이걸 보면서 행복하기 위해 온통 밝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한다. 이 불빛 하나가 바다에 작은 표식이 되어주길 바라면 잠이 든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한빛비즈는 신간 '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니다'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고려해운 2등 항해사인 저자는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한 후 스물네 살의 나이에 바로 3만 톤의 컨테이너선을 운항해야 한다는 압박감, 책임감과 마주했다.
그 무게 앞에서 두렵지만 맹렬히 맞섰다. 두렵지 않다면 도전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저자는 엄청난 꿈이 있어서 항해사의 삶을 선택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꿈이 없었기 때문에 주어진 것들을 열심히 했고, 자연스럽게 목표가 생겼다고 한다.
선원 중 유일한 여성, 한 번 승선하면 6개월은 배 안에 고립된다고 한다. 가족과 저녁을 먹거나 친구들과 맛집이나 쇼핑을 가는 등의 여느 또래의 일상은 바다에서는 모두 불가능하다.
외로울 때에는 그저 양팔을 둘러 스스로를 안아줘야 한다. 큰 파도를 만나면 배에 달린 불빛만을 바라보며 견뎌야 한다.
망망대해에서 쓸 수 있는 공간은 작기만 하다. 그곳에서 극단적인 외로움을 견뎌야 하는 스물일곱 여성 항해사의 이야기가 왠지 모르게 위로가 된다. 일상이 문득 소중하고 행복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