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서 학생들의 두발·복장·소지품 검사와 휴대전화 사용 등의 내용이 담긴 조항을 삭제하기로 한 가운데 교사들이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30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부 방침대로 시행령이 개정되면 교사들의 학생지도가 더 어려워지고 혼란이 커질 것"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또한 입장문에서 교총은 "시행령 개정으로 학칙이 무력화된다"면서 "이는 학교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날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조 제1항에는 학칙에 '학생 포상·징계, 징계 외 지도 방법, 두발·복장 등 용모, 교육 목적상 필요한 소지품 검사,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사용 등 학교생활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개정안에서는 '용모·소지품 검사' 등의 문구를 삭제하고 '학생 포상, 징계, 교육 목적상 필요한 지도 방법 및 학교 내 교육·연구 활동 보호에 관한 사항 등 학생의 학교생활에 관한 사항'을 학칙에 기재하도록 했다.

교육부는 용모·소지품 검사를 학칙에 반드시 기재해야 하는 것이 아님에도 법령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현재 학교에서 '의무'로 오인되고 있다고 개정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교총은 지난 27~29일 이틀 동안 초·중·고등학교 교원 787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 82.7%(651명)가 이번 시행령 개정에 반대했다고 전하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반대 이유로는 '생활지도 권한·범위 축소로 면학 분위기 훼손'이 83.6%(544명)로 가장 많았다.

찬성한다는 이는 17.3%(136명)에 불과했다. 찬성 이유로는 '학교 자율성 확대'가 57.4%(78명)로 가장 많았다.

또한 설문조사에 참여한 교원의 82.1%(646명)는 "학칙에 '학생 포상 징계, 징계 외 지도 방법, 두발·복장 등 용모, 교육 목적상 필요한 소지품 검사, 휴대전화와 같은 전자기기 사용 등 학교생활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도록 규정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조항이 학생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67.9%(534명)는 "해당 조항이 학칙 제·개정과 관련한 학교의 자율성을 제한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교총은 "교육부는 학칙을 무력화하는 법 개정 추진을 철회하고, 교육청은 권고, 매뉴얼, 조례를 빌미로 학교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행정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현장 의견과 동떨어지고, 학교 생활지도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교육감협의 요구에 교육부는 더 이상 끌려다녀서는 안된다.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 체계를 회복하는 대책 마련부터 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