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회·어패류 등을 잘못 먹거나 오염된 바닷물이 상처에 들어가면 걸리는 비브리오 패혈증.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리게 되면 복통과 발열, 오한,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부종이 발생하고 수포를 형성하는 등 피부의 궤양이나 괴사 등이 일어날 수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치사율이 50%가 넘을 정도로 매우 치명적이다. 실제로 매년 국내에서만 50~60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이 중 12~40명이 사망한다.
이런 가운데 패혈증균의 독성을 낮추는 방법을 한국 연구팀이 개발했다.
지난 20일(한국시간) 미국국립과학원 회보지(PNAS) 온라인판에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대사제어연구센터 김명희 박사팀의 연구가 실렸다.
김 박사팀은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인체 단백질과 결합해 독소인자를 뿜어내는 과정을 연구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비브리오 패혈증이 인체에 감염되면 가장 강력한 독성을 나타내는 독소(MARTX)를 방출한다.
이 독소는 다양한 독성인자(MCF) 간 묶음 형태로 존재하고, 세포의 모든 구획에 영향을 미친다.
연구팀은 독소가 단백질 분해효소(CPD)에 의해 독성인자가 연결 부위가 잘라져 2∼3개의 독성 유발인자들이 연결된 중간체를 만들고, 다양한 세포 구획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후 중간체에 포함된 독성인자(MCF)는 인체 단백질들과 강력하게 결합해 함께 붙어 있던 독성인자들을 잘라내 방출시킴으로써, 세포 기능을 마비시키고 독성을 활성화한다.
즉 세포 모든 영역에 독성인자를 방출 시켜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생쥐 실험 결과 인체 내 특정 단백질과 결합하지 못하는 독성인자(MCF)를 함유한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독성을 내뿜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명희 박사는 "환자들로부터 분리한 여러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사용해 패혈증 활성화 과정을 밝힌 것이다"며 "독성인자와 인체 단백질 간 결합을 막을 치료제를 고안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전국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비브리오패혈증 환자는 모두 6명(8월 6일 기준)으로 지역별로는 서울 3명, 인천 1명, 경남 1명, 전남 1명이다. 지난해에는 전국에서 47명이 발병해 20명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