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석태진 기자 = 첫 국가대항전으로 개최된 배틀그라운드 '네이션스 컵'.
이틀 연속 선두를 달리며 '첫 대회, 첫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코앞에 둔 순간 한 선수의 컴퓨터가 꺼지고 말았다.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됐을까.
지난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는 '2019 펍지 네이션스컵' 마지막 날 경기가 펼쳐졌다.
선두에 이름을 올린 한국팀은 첫 경기인 11라운드부터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자기장이었다. 자기장이 한국팀을 외면했고 결국 '피오' 차승훈이 홀로 남게 됐다.
하지만 피오는 오히려 공격적인 플레이를 선보였고 혼자 남아 2위를 차지했다.
12라운드에서도 자기장은 한국팀을 외면했다. 자기장은 번번이 한국팀 포지션과 정반대로 잡혔다.
그럼에도 한국팀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날카롭게 자기장 안쪽을 파고드는 센스 플레이를 선보이며 2위로 12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자기장은 13라운드에서도 한국팀을 외면했고 보트를 이용해 진입하던 한국팀은 결국 중국팀의 견제에 라운드를 마무리하고 만다.
이 과정에서 종합 2위에 랭크됐던 러시아는 킬 포인트를 빠르게 쌓으며 한국을 턱 끝까지 추격했다.
운명의 15라운드는 '에란겔'에서 진행됐다. 한국팀은 자기장 외곽을 따라 천천히 안쪽으로 진입을 시도했다.
하지만 한국은 자기장 지역에서 '아쿠아5' 유상호의 접속이 끊기는 불운을 겪고 만다.
결국 한국팀은 맨션 근처에 매복한 베트남팀에 전멸하며 아쉽게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하고 말았다.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러시아는 상금 10만 달러(한화 약 1억 2천만 원)이, 한국에는 5만 8천 달러(한화 약 7천만 원)이 돌아가게 됐다.
한편 경기 종료 후 배승후 한국 대표팀 감독은 "세계대회다 보니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발생했다"며 "유상호 컴퓨터가 멈춘 건 경기 결과에 영향이 없었다"고 전했다.